본문 바로가기
2013년 산행기

두릅 장아찌를 위한 구절양장(한터)을 다녀오다.

by 휘뚜루50 2019. 9. 7.
▒ 두릅 장아찌를 위한 구절양장(한터)을 다녀오다.

         - 2013/05/16~19 - (3박 4일)



신록이 푸르른 오월.. 석가탄신일(사월 초파일)과 주말을 이용하여 3박 4일간 강원도 강릉시와 정선군 경계에
있는 구절양장 한터로 산나물(두릅과 개두릅) 장아찌용을 채취하로 오래된 지인네와 단출하게 서울을 떠났다.



서울을 오후 1시경에 출발하여 영동고속도로 용평 IC에서 용평스키장방면으로 가다 도암땜 가기전 좌측
또와리길 급경사를 올라서면 피득령이다. 이곳은 1965년도부터 산촌을 개발하여 지금은 전국 최고의
고냉지 채소단지가 되었다.



이곳은 행정구역으로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4리에 있는 마을로 안반데기라고 부른다. 안반데기라는
마을이름은 떡매로 떡쌀을 칠 때 밑에 받치는 안반처럼 평평하게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지형적으로 특이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라 최근에는 사계절 사진동호회원들이 즐겨찾는 곳이 되었다.



지형적으로는 고루포기산(1,238m) 남쪽으로 걸쳐 있으며, 안반데기는 고루포기산 줄기에 있는데 이곳을
지나면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수하리가 있으며, 이름하여 구절양장을 따라 내려가면 제돌이, 곰자리와
맹떼기가 있고, 계속 강물을 따라가면 오늘 우리들이 목적지인 한터가 있다.



피덕령을 넘어서 안반데기를 지나 계곡 삼거리에서 잠시 자동차를 세우고 백두대간 능선으로 올라갔다.
오늘 저녁반찬으로 먹을 두릅을 따기 위해서..약 30여분간 우리들이 몇 끼니 먹을 참두릅을 채취하였다.



해발 고도가 평균 800m 이상이라 아직 두릅이 억세지 않다. 두릅따기를 끝내고 닭목령 부근을 지나며 백두
대간상의 화란봉 능선이 눈앞에 펼처진다. 지금이야 백두대간길이 수 많은 사람들이 다녀 넓은 길이 되었지만
1990년도 처음 이우형님과 백두대간 개척산행 때에는 산길의 흔적이 키를 넘는 산죽(조릿대)에 뒤덥혀서
엄청난 고생을 했던 기억들이 가물가물 스처지나간다. 그날도 오늘처럼 오월의 푸르름이 가득했던 날이였다.



예정했던 시간에 한터 송죽민박집(김사장님댁)에 도착하였다. 잠시 휴식를 취하고 해거름 시간에 저녁반찬
거리로 할 민물고기를 잡으로 강으로 갔다. 약 한시간 동안에 오늘 요리해 먹을 민물고기를 충분히 잡았다.
아니 너무 많이 잡았다. 일부는 뛰김과 돌이뱅뱅이용으로 하고..일부는 매운탕으로..그래도 남는 민물고기는
냉동용으로 보관을 했으니.. 아무래도 너무 욕심을 부렸나 보다..^^ 어째튼 저녁은 오는길에 잠시 채취한
참두릅과 민물고기 요리로 맛있게 하였고, 밤늦게까지 술 안주꺼리로 활용하였다.



기실 이런 오지에 오면 산이나 강에서 먹거리를 채취하고 잡아서 직접해 먹는 재미는 어쩌면 선택받은
자들만의 축복이기도 하다. 허긴 이런 재미에 계절이 바뀔때마다 잊지않고 찾오기 시작한지가 벌써 20여년이
넘었다. 사실 이번 3박 4일 여행의 계획중에는 민물고기 잡아먹기와 두릅장아찌(고추장용과 간장용)만들기를
직접 이곳에서 담아가기 위하여 온 것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오래전에 봐두었었던 노추산과 조고봉사이에 있는 나만의 무허가두릅농장으로 향하였다.
함께 동행한 옆지기님들은 들머리 주변에서 여러가지 산나물을 채취하기로 하고 나와 홍사장님만 무허가
두릅농장으로 갔다. 들머리길의 두릅은 억세져서 일단 고도를 800m 정도 까지 높여 보았다.



토심이 좋은 이곳에서는 독활(땅두릅)이 여기저기 많이 보였다. 이것 역시 장아찌용으로 하면 일품의 맛이다.



예상대로 800m 이상 고도를 높였더니 키 큰 낙엽송에 햇빛을 가리고 있어서 두릅 장아찌용으로 하기 알맞는
상태의 왕참두릅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먼저 지나간 손님이 없어서 왕참두릅들이
온전하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략 2시간 정도의 작업으로 배낭이 포화상태가 되었다. 무게로 따지면
약 20kg 정도라 충분히 두릅장아찌를 하여 지인들과 나누어 먹을 량이라 하산을 하였다.



왕참두릅과 개두릅(엄나무순)을 기대 이상 수확한 기쁨이 힘든것도 잊어버리게 한다. 모두들 만족한 줄거움을
안고 지근거리에 있는 임계면 소재지에 있는 감자옹심이칼국수집으로 향하였다. 임계면소재지 시장터에 있는
영진면옥에서 만들어 내는 이곳의 순토속 음식인 감자옹심이칼국수의 맛은 칼칼하고 단백한 깊은 맛이
일품이다. 혹시라도 정선군 임계면을 지나는 분은 영진면옥의 감자옹심이칼국수를 꼭 맛보기 바란다.



오랫만에 감자옹심이 칼국수로 맛있는 점심을 배터지게 먹고 송죽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옆지기님들이 지금부터
왕참두릅 장아찌를 만들기 시작하였고 우리들은 옆에서 주로 입으로 거들어 주며 장아찌를 만들었다. 소금으로
잘 절여야 한다는 둥.. 간을 잘 맞춰야 한다는 둥.. 물끼를 확실하게 제거해야 한다는 둥.. 그리고 고추장이
알맞게 잘 버무려야 한다는 둥.. 그렇게 두릅장아찌 담기를 하였다.



왕소금으로 약 2시간 정도 두릅을 절이기..



왕소금으로 절인 두릅을 맑은 물에 2~3회 깨끗하게 씻어내기.. (소금기가 없도록)



고추장에 설탕을 적당량(대략 3:1 비율) 넣어서 버무리기..(설탕을 가능하면 적게 넣는게 좋은데..
너무 적게 넣으면 곰팡이가 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당히 넣기 바란다.)



완전히 버무려진 왕참두릅고추장장아찌이다. 이렇게 완성된 장아찌는 밀패가 잘 되는 용기에 넣어서 냉장실에
보관을 해 두고 먹으면 된다. 만든 다음날부터 먹어도 좋지만 대략 1개월 정도 숙성된 다음부터 먹으면
장아찌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 물론 오래되면 될수록 환상적인 두릅장아찌의 깊은 맛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같은 방법으로 만든 개두릅(엄나무순) 장아찌이다.



이것은 개두릅(엄나무순)으로 만든 간장장아찌이다.



결국 콩나라 팥나라 간섭하다 작업방해죄로 남자들은 모두 퇴출명령을 받았다.
그리하여 남정네들은 다시 뒷산으로 가기로 했다. 비탈진 사면을 올라가다보니 심심찮게 산더덕이 보인다.



땅아래에는 산더덕이.. 하늘에는 철죽이 피어 있었다.



그리고 눈 들어 깊은 계곡을 따라 멀리 바라보면 용평스키장 드래곤전망대가 보이는데..



사진에는 잘 안 보이기에 줌 업을 해 보았다. 용평드래곤 전망대가 확연히 보인다.



현재 위치에서 정남방향으로 보이는 산은 정선군 구절리에 있는 다락산이다. 그리고 그 넘어 상원산이 보인다.
산책 산행을 마치고 송죽루민박집으로 돌아오니 오리지날 토종닭 두릅초계닭고기무침과 백숙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릅초계닭고기무침은 왕두릅을 데처서 적당한 크기로 짜르고 토종닭은 삶아서 고기살만 찧어서
두릅과 같이 무처서 새콤달콤한 양념소스와 무처서 먹는 요리인 것이다.

이 두릅초계닭고기무침은 이런곳에 와서 오리지날 토종닭을 잡아서 직접 수확한 왕참두릅으로 요리를 해 먹어
보면 평생을 두고 잊을 수 없는 음식맛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올 해도 잊지 않고 찾아 온 것이지만..^^
그런데 아쉬운건 맛있는 두릅초계무침의 맛에 빠져서 인증샷하는 것을 잊어버렸다..^^



다음날은 원래 홍사장님과 산삼캐기에 도전해 보려고 하였다. 사실 아직 두릅 이외의 곰취나 참나물, 참취나물,
그리고 표고버섯류는 아직 제철이 아니다. 또한 원래 목표로 했던 두릅장아찌는 목표량을 초과 달성했고
먹거리도 절반의 목표를 달성한 상태라 산삼캐기를 준비하고 있는데, 송죽루에 같이 민박하신 다른 님들이
우리들 산행준비 모습을 보고 동참하기를 원하여 산삼캐기를 보류하고 두릅안내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모두 연세는 나 보다 윗분들이지만 산에 대하여는 초보수준님들이라 어제 따다 남은 곳으로 가서 두릅따기를
하기로 했다. 직접 산두릅을 따서 고추장장아찌를 담아 먹어 보면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추억거리도 될 것이니
기꺼이 오늘 하루 그분들의 안내자가 되기로 하였다. 총 4명이 두릅무허가 농장으로 다시 갔다.



처음 경험해 보는 산두릅따기라 상당히 힘들고 거칠게 느껴젖겠지만 모두 재미있어 하였다.



앞치마에 두릅량이 많아서 배낭에 두릅을 넣고 있는 장사장님이시다. 그리고 길도 없는 급사면 너덜지대를
곡예를 하며 통과하느라 진땀을 뻘뻘 흘리기도 하였지만, 색다른 체험에 계속 즐거워 하였다.



대략 3시간 정도 작업을 하고 하산을 하였다. 모두 자기 몫의 량은 하였다. 다시 송죽루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점심으로는 왕두릅과 엄나무순 데친것에 돼지고기 보쌈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국 최고의 산소 용존량을
가지고 있는 깊은 산속에서 엔돌핀이 팍팍오르는 줄거운 왕두릅따기 노동을 한 후라서 음식맛도 꿀맛이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해거름 시간에는 옆지기님들은 두릅장아찌 담기를 하였고,
남정네들은 다시 물고기잡이를 하였다. 물고기 잡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오늘은 주로 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잡았다. 이 방식은 물고기의 생태습성을 잘 알고 하면 짧은 시간에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오늘은 식구들이 대폭적으로 늘어나서 적은량으로는 아니 되기에 약 2시간 동안 열심히 잡았다.
이정도의 량이면 15인분 어죽에 술 안주용 도리뱅뱅이 5접시를 만들었고, 그래도 남는 500g 정도의
물고기는 급냉까지 하였다. 서울에 사는 홍사장님 친구분이 전화로 간절히 부탁을 하여서..^^



지난 밤부터 지척이며 내리는 비는 아침까지 계속 내리고 있었다.
아직은 미명의 시간대라 고즈넋한 한터 풍경이 유리창 넘으로 내리는 빗줄기에 휩싸여 함께 흐르고 있다.
늦은 아침을 먹고 떠날 준비를 한다. 3박 4일의 일정이 꿈결처럼 흘러간 것 같다.
그동안 두릅따기와 장아찌담기를 2회하였고 물고기 잡기를 2회하여 돌이뱅뱅이와 어죽과 튀김을 먹었으며..
토종닭 두릅초계무침, 엄나무순삼겹살보쌈.. 등등 원래 계획한 것들은 일백프로 달성을 한 여행길이였다.



 
끝으로 이자리를 빌려 함께한 홍사장님 내외분께 감사를 드림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길에서 만난 장사장님 내외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림니다.
비록 짧은 시간들이 였지만 함께한 순간들이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아름다운 인연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



2013/05/20 - 휘뚜루 -

아름다운 사람들/나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