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에 도장나무라고 불렀던 회양목(淮陽木)에 대하여..
▒ 어렸을적에 도장나무라고 불렀던 회양목(淮陽木)에 대하여..
나무는 종류마다 자람의 속도 차이가 엄청나다. 빠른 자람의 대표는 오동나무이고, 늦은 자람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것이
회양목(淮陽木)이다. 자연 상태로 회양목(淮陽木)이 자라는 곳은 충북 단양, 강원도 정선, 영월, 삼척 지역과 북한의
강원도 회양(淮陽)을 중심으로 평남, 황해도 석회암지대의 척박한 급경사지이다.
회양목(淮陽木)은 열악한 환경과 작게 자라는 유전인자까지 겹쳐 시간이 지나도 자랐다는 느낌이 잘 오지 않는다.
오죽하면 중국의 유명한 시인 소동파의 시에 “정원의 초목은 봄이 오면 무성하게 자라건만 회양목은 오히려
윤년에 액운을 맞는다”라고 읊었겠는가.. 그는 자신의 시에 풀이를 달고 “속설에는 황양목이 1년에 한 치씩
더디게 자라다가 윤년을 만나면 오히려 세 치가 줄어든다고 한다.
그래서 ‘황양액윤년(黃楊厄閏年)’이라고 하면 무슨 일의 진행속도가 늦음을 빗대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라고
했다. 설마 줄어들기야 하랴마는 사람들이 키가 줄어든다고 느낄 만큼 자람이 늦다는 뜻이다. 그래도 타고난
생명력이 강하여 석회암 지대가 아니더라도 환경적응력이 높아 예부터 널리 심고 가꾸었다.
흔히 만날 수 있는 회양목은 키가 2~3미터가 고작이며, 100년을 자라도 팔목 굵기를 넘기기 어렵다. 그러나
천연기념물 459호로 지정된 여주 영릉(효종왕릉)의 회양목은 나이 300년, 키 4.7미터, 줄기둘레가 63센티
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회양목(淮陽木)이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8세기 중엽에 간행된 두루마리 형태의 목판 인쇄물로 알려져 있다.
폭 6.5~6.7센티미터, 전체 길이 약 620센티미터에 이르는 닥나무 종이에 다라니경문을 적어 놓은 것이다. 경을
찍은 목판이 무슨 나무로 만들어졌는지는 우리나라의 인쇄 역사를 아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인쇄물만 남아 있으니 목판의 재질은 추정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추정할 수 있는 단서 하나가
"삼국사기"에 실려 있다. “6두품과 5두품의 말안장에 자단, 침향, 회양목, 느티나무, 산뽕나무 등은 사용할 수 없다”
라고 했다. 여기서 관심 있게 보아야 할 나무가 바로 회양목이다.
↑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백룡동굴 뼝대 부근에 자생하는 회양목..어림잡아 수령이 몇백년은 족히 될 것 같다.
회양목은 나무를 이루는 물관과 섬유의 크기가 거의 같다. 또 둘 다 세포지름도 아주 작고 세포가 촘촘히 들어 있어서 나무질이
곱고 균일하며, 치밀하고 단단하기까지 하다. 다라니경을 새길 목판을 만드는 데 이보다 더 적당한 나무는 우리나라에 없다.
나는 "삼국사기"의 기록과 나무의 세포모양으로 보아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찍은 목판 나무는 회양목(淮陽木)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회양목(淮陽木)은 선비들이 거처하는 사랑채나 서원에 한두 그루씩 정원수로 심었고, 주요한 옛 쓰임새는 이렇게 작은
목판이나 나무활자였다. 조선조에 들어오면서 왕조실록을 비롯한 책을 인쇄하는 데 필요한 나무활자는 주로 회양목
(淮陽木)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외에 점치는 도구, 궁궐을 출입하는 표신(標信), 머리 빗, 장기 알, 각종 공예품 등에도 빠지지 않았다.
또 도장나무라는 회양목의 다른 이름처럼 개인 인장, 관인(官印), 그림이나 글씨를 쓰고 찍는 낙관(落款)을
회양목(淮陽木)으로 만들었다. 옛 문헌에 나오는 이름은 모두 황양목(淮陽木)이며, 회양목이란 이름은
개화 초기 우리나라 식물의 일제 조사를 실시할 때 새로 붙인 이름으로 보인다.
회양목(淮陽木)은 손톱 크기 남짓한 크기에 도톰한 잎사귀가 사시사철 달리는 늘푸른나무다. 생명력이 왕성하여
사람들이 기분 내키는 대로 이리저리 잘라대도 금세 가지를 뻗어낸다. 널따란 잔디밭의 가장자리나 고급 주택의
오솔길을 보기 좋게 장식하는 나무로 빠지지 않는다.
아직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봄날 회양목은 서둘러 꽃을 피운다. 연한 녹황색 빛깔에 꽃잎도 없이 손톱만 한 꽃을 피워 대니
화려한 다른 꽃들처럼 누가 알아줄 리가 없다. 남쪽 섬 지방에는 회양목보다 잎이 좀 크고 윤기가 있는 섬회양목이 자란다.
회양목(淮陽木)은 회양목과의 상록 활엽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회양목이라는 이름은 북한 강원도 회양(淮陽)이라는
지역에서 많이 자라는 나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고 회양목(淮陽木)은 황장목(黃楊木), 도장나무,
고양나무라고도 부르며 꽃말은 "참고 견뎌냄"이라고 한다.
↑ 어느 수목농장에서 관리하고 있는 회양목 전경..
옛날부터 도장을 파는 데 이 나무를 많이 이용해 왔으므로 도장나무라고도 부르던 나무이고 회양목이 주는 미는 화합의 미..
집단의 미.. 조화의 미로 아주 천천히 자라는 나무이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꽃색은 담록색이고 그 크기 또한 작아서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꽃이 피는지도 모르고 지나친다.작은 꽃 속에는 암술 수술이 모두 있고 꿀이 많아서 벌들이 많이 날아든다.
산에서 자라지만 흔히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잎은 마주나고 타원형이며 두껍고 가장자리가 뒤로 젖혀진다.
잎 앞면은 광택이 있으며 잎자루에 털이 있다. 추운 겨울에는 잎이 붉은 빛을 띤다. 자잘한 연노란색 꽃이
잎겨드랑이나 가지 끝에 몇 개씩 모여 핀다. 달걀형 열매는 끝에 암술대가 뿔처럼 남아 있으며 갈색으로
익는다. 옛날에는 도장의 재료로 많이 쓰여서 '도장나무'라고 붙었다..
↑ 여주 효종대왕릉(영릉)에 있는 수령 300년된 회양목으로 천연기념물 제 459호로 2005년 4월 30일에 지정되었다.
☞ 자료출처 / 우리 나무 세계(박상진 교수)에서..
2020/03/15 - 휘뚜루 -
Wind on The Shore / Bruce Mitch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