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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산행기

남설악산 흘림골과 주전골의 단풍산행(2011/10/15)

by 휘뚜루50 2019. 9. 5.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 2011/10/15 -
 
 

 
 
몇 주 전부터 먼산의 가을단풍이 형형색색의 황홀한 아름다움으로 갈아입고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어떤 잎은 빨간 립스틱으로.. 어떤 잎은 연두빛 부라우스로.. 또 어떤 잎은 갈색 머리결과
샛노오란 스카프로 허접스러운 일상에 찌들은 나를 소리없이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마음이 흔들리는데로.. 남한 제일의 가을산 단풍으로 유명한 남설악산의
흘림골과 주전골로 향하였다. 흘림골과 주전골의 가을산 단풍의 비경은 몇년전까지 전문
산꾼들에게만 알려진 숨어있던 비경의 한 곳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일반등산객이면 4~5시간만에 누구나 다녀올 수 있는 탐방로가 설치되어 있어서
가을철 주말이면 만산홍엽을 보려는 전국의 등산객들로 인하여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 되었다.

 
 

 
 
이른 새벽 서울을 출발하여  미명의 시간에 경춘고속도로를 질주하여 한계리 초입에 들어서니
형형색색의 황홀한 아름다움의 가을산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흐린 하늘 탓에 고유의
찬란한 빛깔은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은 유감없이 발산하고 있었다.

 
 

 
 
대승폭포 들머리인 장수대를 지날 무렵에는 아직은 젊은 단풍물결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설악단풍의 비경코스인 대승폭포를 경유하여 십이선녀탕 계곡의 단풍산행을
하려는 등산객들의 차량으로 길 옆은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주차장으로 되어 있었다.

 
 

 
 
한계령 휴계소가 있는 고개마루도 설악단풍 등산객 차량으로 일대 혼잡을 이루고 있었다.
약간의 정차와 서행을 반복하다가 목적지인 흘림골 입구에 도착하혔다. 사실 흘림골 입구는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되지 않아서 입구에 주차를 할 것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딱 한대를 주차할 수 있는 여유공간이 있었다. 행운이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행운은 그냥 스처지나가는 작은 행운이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설악산 산신령님이 오늘 우리들의 남설악 흘림골과 주전골 단풍산행을 즐겁고 신나게
산행을 하라는 입산허가서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즐겁고 신나는 입산허가서를 받아들고 흘림골
들머리길에 들어섰다. 벌써 많은 등산객들이 줄줄이 나무테크 계단길을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보니 그동안 우리들의 산행은 주로 길 없는 산행만을 하였으므로 오늘처럼 수 많은
인파속을 걷는 산행은 실로 오랫만이라 조금은 불편스럽고 때로는 짜증스러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줄줄이산행에 동참을 하였다.

 
염려했던 불편과 짜증은 곧 현실로 나타났다. 우선은 내 스타일대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산행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였다. 앞 사람이 가면 가고 멈추면 멈춰야하는 식의 산행을 해야하며.. 또 수 많은 사람들의
허잡한 말소리에 자연의 맑은 소리는 들을 수 없었으며, 맑고 청량한 공기조차 실종된 산행을 계속해야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불만과 짜증스러움은 애시당초 각오한 단풍산행이였으니 말없이 감수하며 흘림골 나무테크
계단길을 묵묵히 걸어 올랐다. 사실 단풍잎의 색상만 감상하려면 우리들의 길 없는 산행에서도 얼마든지
즐감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단풍산행을 즐기려면 적어도 단풍과 기암괴석과 수려한 폭포가 어우러진
곳이라야 하기에 오늘 내가 여기에 왔노라~!
 
허긴 아무리 수려한 단풍산행이라 할지라도 하늘의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 아니
겠는가~! 제대로 된 단풍을 즐감하려면 맑은 날씨가 절대적인데, 오늘 설악산의 날씨는 대체로 흐리고
곳에 따라 비가 온다고 했으니 설악산 산신령님께 모든 것을 맞끼고 산행을 하기로 처음부터
마음 먹었던 것이다.
 
 

 
 
무시범부(無始凡夫)에 지나지 않는 나로서는 보여주는 만큼 보고 즐길 수 밖에 없지만,
욕심같아서는 보여주는 그 이상의 것들을 느끼고 싶은게 솔직한 지금의 내 심정이다.

하긴 오늘의 주변상황이 그런한 여유를 허용하지 않는 주변 분위기이지만, 그래도
나무 끝에 애달피 매달린 하나의 나무잎에서 나는 이형기님의 낙화를 생각했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낙화(落花) / 이형기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라고.. 이형기님은 노래하였는데..
그럼 나의 청춘도 열매 맺고 낙엽처럼 죽어야 하는 건가~?!
 
혹자는 우리들 나이쯤에서 청춘이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현혹스러운 언어로 헷갈리게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나이의 무게에서는 누구나 어쩔 수 없이 떠나간 청춘에 대한 아련함을 되새김질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나도 이순의 나이가 되니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고 하는 구절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절절한 느낌으로 닦아 오는게 요즘의 나의 심정이다.
 
그래.. 지금부터라도 내 뒷모습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에 게을리 하지 않아야 겠다.
지나간 청춘의 뒷모습은 내 삶의 방식대로 이미 각인되어 버린것.. 이제 중요한 것은
남아 있는 날들의 내 뒷모습을 위하여 자신을 비우는 일에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이런저런 인생살이에 대한 생각에 골몰하며 나무테크길을 오르다보니 칠형제바위가 눈높이에 와있다.
칠형제바위는 언제 어느방향에서 보아도 남성미가 철철 넘치는 멋스럼을 간직하고 있는 바위이다.
 
 

 
 
그리고 한 생각을 정리하고 오르던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주변을 휘둘러보니 빨간 립스틱의
단풍은 아니지만, 흘림골의 단풍다운 주황색의 단풍이 여기저기에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이름하여.. 女深(깊을심)폭포에 도착하였다.
흘림골의 발원지이기도한 여심폭포는 보는 사람의 사유에 따라 저마다의 그럴듯한 사연을 가지고 희자되고
있는데, 그 전설가운데 가장 신빙성이 있는 사연이 여심폭포에서 흐르는 물을 받아 먹으면 아들을 점지할 수
있다는 전설이다. 그래서 예전에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던 곳이였다고 한다.
 
그리고 흘림골 명칭에 대한 두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이곳 흘림골은 항상 안개와 운무에
뒤덥혀 있다고 하여 처음에는 흐림골(?)로 부르다가 언제부터인지 흘림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과, 여심폭포에서 물이 흘러서 흘림골(?)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나 뭐라나.. ^^
 
여심폭포를 지나면 급경사의 깔닥고개이다. 이름 그대로 산을 잘 타는 사람이나 못 타는 사람이나 일단은
숨이 꼴까닥하고 넘어 가야만 올라 갈 수 있는 고개인 것이다. 이름값을 톡톡히 치루고 올랐다.
 
 

 
 
깔닥고개에서는 등선대로 올르는 길은 외통수 좁은 길이라 수 많은 인파로 인하여
상당히 시간을 소비하고 해발 1,052m의 등선대(登仙출)에 올랐다.
 
 

 
 
예전에는 신선들만이 올랐다는 등선대(登仙출).. 왼편, 흐릿한 안개속으로 한계령고개길이 보인다.
날씨만 흐리지 않았다면 남설악의 또 하나의 비경을 아낌이 바라볼 수 있는 등선대(登仙출)..
 
 

 
 
그러나 흐린 날씨와 안개 탓에 먼곳의 비경은 볼 수 없었지만 근거리의 아기자기하고
절묘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은 한 곳도 놓치지 않고 보여주고 있었다.
약 2시간동안 발 품을 판 것이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보여주는 신비감도 있지만 막상 등선대에 올라서니 보여주는 그 이상의 느낌들도 많았다.
이럴테면 흐릿한 안개속에 묻혀진 기암괴석이 불러 이르키는 몽환적인 신비감은 느낌만으로 충분하였다.
정상에는 등산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 보지도 못하고 바로 하산을 하였다.
 
 

 
 
깔닥고개에는 인파들로 대만원사례였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파의 물결에 따라 곧 바로 주전골로 하산을 하였다.
 
 

 
 
주전골로 하산을 하며 등선대를 배경으로 한 컷 하였다.
다시 줄줄이산행에 속절없이 동참을 하였다.
 
 

 
 
오늘은 아침을 생략하고 등산을 시작하여 지금 모두 시장끼를 느낀다하여 전망 좋은곳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다.
평시 산행 할 때는 아침을 먹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오늘은 늦으면 늦은 시간이상 지체와 정체를 반복함으로
아침 먹거리를 배낭에 넣어서 산행을 하였다. 등선대 바로 아래에서 아침겸 점심으로 맛있는 식사를 했다.
 
 

 
 
설악산만이.. 아니 남설악만이 보여 줄 수 있는 비경을 감상하면서.. ^^
다시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숲의 나무테크 계단길을 내려가며 황홀한 분위기에 휩쌓였다.
 
 

 
 
나뭇잎들은 저마다의 고유한 색감으로 마지막 생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감히 인간의 재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위대하고 위대한 대자연의 섭리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남설악 주전골 상단부는 아낌없이 보여 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또 뭔가~? 황홀한 아름다움의 극치라면 당연히 신바람을 이르키며 유쾌하거나 상쾌한
느낌들이여야 하는데.. 오히려 쓸쓸하고 허허로움 감정들이 나의 영혼속으로 파고 들어오고 있었다.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느낌들 앞에서 잠시 나는 혼돈의 나락속으로 깊고 깊게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걷잡을수 없는 슬픔의 연민를 끌어 앉고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랬구나~! 단풍이 아무리 황홀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하여도 그것은 본질적으로 이별을 전제로 한 황홀한 아름다움이였으로 지금 내가
느끼는 쓸쓸한 허허로움 같은 것은 필연적인 것이였나 보다.
 
그런데 이순까지 살면서 수많은 단풍여행을 하면서 이별을 위한 황홀한 아름다운 단풍을 한번도 생각하지
못하였을까~? 그것은 젊은 날의 청춘들이 대부분 그러했듯이 지난날에 대한 것 보다 앞으로 날들에 많은
비중을 두고 살아버린 탓 때문였나 보다.
 
 

 
 
그렇다~!
봄과 여름 한 철의 격정을 이겨내고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가을산의 단풍이 어찌 아름답지 않을소냐~!
그리고 가야할 때를 알고 가는 단풍의 뒷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고 무엇이 겠는가~!
 
 

 
 
어느듯 등선폭포에 도착하였다. 냉기를 가득 먹음었던 등선대의 날씨는 등선폭포에 도착하자
다시 유순한 날씨로 바뀌고 있었다. 아쉽게도 폭포에서 물줄기는 흐르지 않고 있었다.
 
 

 
 
잠시 쉬어 가기로 하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다시 이곳을 찾은지가 30년도 더 세월이 흘러갔다.
지금은 이명을 달리한 그때 함께 산행했던 산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주전골의 단풍은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당시만해도 이곳을 산행하는 사람은 산꾼중에서도 아주 극소수에 달했으니까..^^
 
 

 
 
등선폭포를 출발하여 다시 줄줄이산행에 합류하였다. 급경사 지대에서는 어김없이 완행열차였다.
심산유곡의 오묘한 정취는 오간데없고 남대문시장 한 복판에 내가 묻혀있는 느낌뿐이였다.
 
 

 
 
그럭저럭 내려오다보니 어느듯 십이폭포에 도착했다.
십이폭포는 망대암산에서 발원하여 열두 번 굽이굽이 비단처럼 흘러서 폭포를 이룬다 하여 십이폭포라 한다.
 
 

 
 
십이폭포를 조금 지나 내려오면 산적의 험상굳은 두상을 닮은 거대한 암봉이 우뚝 솟아있다.
이름하여 내 나름대로 산적두상바위라 했더니 오늘 함께 한 산친구들이 수식어 없이 동의를 해 주었다.
 
 

 
 
온전히 바위와 폭포와 나무들로 구성되어 있는 주전골은 시선을 던지는 곳 마다 기기묘묘한 아름다움이다.
이 절묘한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몽땅 표현할 수 없는 날씨가 조금은 야속하였다.
 
 

 
 
잔득 흐린하늘이 야속하다고 투덜거렸더니 산신령님께서 엿들는지 잠시 반짝 햇살을 비추어 주었다.
아마도 주전폭포을 제대로 감상하라고.. 아니면 벌거벗고 숨어 있는 선녀를 잘 찾아 보라고 한 것 같은데..^^
 
허접한 인간군상들 때문인지 선녀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하긴 벌거벗은 선녀가 대명천지 밝은 날에
보일리가 있겠는가~?! 달 밝은 으스럼 달밤이면 몰라도.. ^^ 다시 줄줄이산행에 동참하여 걸었다.
 
 

 
 
누구인가 간절하게.. 또는 애절하게.. 소망을 담은 작은 돌탑 부근에서 잠시 쉬었다.
그래, 이루어지기 힘든 것이든지..이루어 질 수 없는 것일지라도 간절하게 소망하면 거기에 희망이 있으니까..
 
어느듯 주전골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산행을 짧게하려면 왼쪽 용소폭포를 거처서 주전골 주차장으로
가면 되고.. 산행을 조금 더 하려면 오른쪽 오색약수터 방향으로 가면 된다.
 
 

 
 
용소폭포를 거처서 주전골 등산 들머리로 가는 길의 풍광이다.
 
 

 
 
이름하여 용소폭포이다. 이 용소폭포에는 이무기가 살다 용이 되어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옛날에 이무기 두 마리가 이 소(沼)에서 천년을 살다가 용으로 승천할 때가 되었다.


숫 놈 이무기는 승천할 준비가 다 되었지만 암놈 이무기는 준비가 안되어 숫 놈 이무기가
망설이다 할 수 없이 승천하려고 발을 막 띠는 순간 승천할 시간이 지나 버렸다.
 
용이 되려다 못 된 이무기는 폭포 옆에 붙은 용머리와
용발자국 모양이 생긴 바위가 되었고 용꼬리는 폭포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용소폭포가 아니고 이무기 폭포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어쩌거나 용소폭포에서 인증 샷을 한 장 날리고..^^
오색약수터 방향으로 다시 걸었다.
 
 

 
 
시선을 던지는 곳 마다 발걸음을 휘어 잡는 바람에 함께 한 산친구들에게 조금 미안스러움을 보냈더니
게의치 말고 유유자적 즐감을 하면서 걷는 게 오늘의 산행 스타일이고 의미라고 조크하였다.
 
 

 
 
독주암이다. 설악산의 비경을 한껏 뽐내고 있는 천불동 계곡의 축소판인 주전골 입구에 우뚝 솟아 있으며,
정상부에는 한 사람만 겨우 앉을수 있다고 하여 독주암이라고 하는데, 나는 올라가 보지 않아서 모른다..^^

 
 

 
 
이름하여.. 이별을 전제로 하는 아름다움의 가을단풍과 함께..^^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는 주절골의 단풍들..^^
 
 

 
 
남설악산 주전골의 선녀탕이다. 우리나라의 여러 선녀탕중에서 좀 빠지는 자태이다.
허긴, 이런 것은 잘 나고 못 난 것을 자기기준의 가치관에서 판단하는 것은 내가 아직 세상의 깊이를
제대로 모르고 하는 헛소리쯤 되겠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것인데 말이다..^^
 
 

 
 
주전골이란 옛날에 승려를 가장한 도둑 무리들이 이 계곡 건너 편 동굴(?)에서 위조 엽전을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단풍이 아름다운 주전골의 풍경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유래이다. 그래서 내가
오늘 주전골을 보고 느낀대로 한자를 바꾸어 본다면 붉을 주(朱)에 대궐 전(殿)자를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남성미가 철철 넘치는 바위들의 위용이다.
이 당당한 남성미의 모습만으로도 주전골의 풍광은 본전을 건지고 남은 셈이다.
 
 

 
 
주전골 초입의 전경이다. 산 위보다는 아직은 젊은 단풍이다.
 
 

 
 
오색약수터 바로 위쪽에 자리잡고 있는 옛 오색석사터 자리의 성국사이다.
 
 

 
 
성국사앞을 휘돌아 가는 시월의 계곡 모습이다.
 
 

 
 
예전의 약수터 모습과는 달리 완전히 노천으로 들어 난 오색약수터 누드모습이다.
 
 

 
 
오색약수터 주차장에서 택시를 타고 산행 들머리였던 흘림골로 되돌아 왔다.
약 6시간의 이별을 전제로 하는 아름다운 단풍산행이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들이였다.
서울로 돌아 오는 차속에서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라고 한
이형기님의 [낙화]를 천천히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았다.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2011/10/19 - 휘뚜루 -

Michael Hoppe /
Southern Drea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