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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산행기

너에게로 가는 나홀로 산행.. 강화도 고려산(高麗山)

by 휘뚜루50 2019. 9. 11.
▒ 너에게로 가는 나홀로 산행.. 강화도 고려산(高麗山)
         - 2012/12/12 -
 


△ 고려산 적석사 경내에서 본 혈구산 전경

▒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 김장호

그 감동의 연원에서 떠나야 한다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네 아름다움을 한폭의 그림으로 그려내어본들
그 그림, 네가 주는 감동만 붙안고는
네 정수리, 그 상상봉으로 헤쳐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五萬分之一地圖 한 장을 펴들고 너를 대하면 거기,
二次元 平面위에 환원되는 點과 線의 記號밭,
無聊한 黑白의 네모판,
기슭에서 바라보던 네 아름다움도 웅장함도 마침내
구름위에서 내다보는 매마른 갯바닥의 금이다.

하늘은 어디가고, 햇살이며 빗줄기며
안개, 산새소리, 물소리, 저녁 노을은 모두 어디 갔는가.
바람 한줄기, 낙엽 한 잎, 다람쥐 한 마리, 눈부신 雪景,
自由의 空間도 거기에는 없다.
진실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이 삭막한 空虛로 되돌아서야 한다.

(김장호 교수의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中에서)


△ 고려산 정상에서 본 낙조봉과 석모도 해명산과 낙가산의 등고선들..
 

꿈속에서 깨어나듯 地圖(지도) 한 장을 펼쳐들고 앉으면
목욕에서 돌아오는 누이의 세수 비누에 엉긴
머리카락같은 計曲線(계곡선) 오라기를 따라
그 어깨죽지에 앉은 새침한 點.
.
.
.
김장호 교수의 "등산화를 닦으며" 中에서 등고선과 정상에 대한 표현이다.
그리고보니 한때는 절친했던 선배님이 떠나 가신지도 13년이 넘었다. 흐린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던 1986년 봄 어느 날에 선배님과 단 둘이 고려산산행을 함께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꽃 피고 새우는 춘삼월..
붉은 진달래꽃이 활짝피는 계절이 아니라면 찾는이가 별로 없는 강화도의 고려산(高麗山)..



진실로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나는 혼자 이 삭막한 空虛속에 잠들어 있는 고려산으로 기어 들었다.



예상대로 산행길 내내 한 사람의 등산객도 만나지 못하였고.. 절집 사람들도 단 한 사람 만나지 못하였다.
연이어 몇일째 휘몰아치는 한파 때문일 것이라는 나의 예상대로였다.



덕분에 강남스타일이 아닌 나만의 스타일(?)로 고려산 산행을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
특히 해조관음상이 인자한 모습으로 서해 앞바다를 굽어 보고있는 낙조대에서는 색다른 감흥에 젖기도 했다.



낙조대에서 바라 본 내가저수지와 그 넘어 석모도의 해명산과 낙가산이 흐릿하게 조망되고 있다.



낙조대에서 바라 본 오늘 내가 가야할 능선들과 고려산 정상의 전경이다.



낙조대의 석탑 넘으로 조망되는 혈구산의 모습이다.



낙조대를 떠나 10여분거리에 있는 낙조봉(350m)으로 갔다. 망월평야 건너편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별립산이 보인다. 이 산은 36년전에 군부대의 아는 사람을 통하여 (빽으로) 한번 다녀 온 적이 있다.



고려산 정상에서 본 망월평야와 별립산이다. 별립산(別立山:399m)은 한자음 그대로 다른 산줄기와 연결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홀로 우뚝 솟았다고 해서 별립산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북한과 인접한 거리라 민간인들은
얼씬도 못하던 산이였다. 지금은 개방을 하여 민간인들도 등산을 할 수 있다니 금명간 한번 다녀 와야겠다.



낙조봉은 가을이면 또 하나의 그림같은 장관을 펼처 보이는데.. 가을산의 전령 억새밭이다.
그리 넓은 억새밭은 아니지만, 섬산행에서 보는 억새는 또 다른 묘미가 분명있다.



지금은 억새꽃이 다 떨어지고 황량함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제 철의 능선길은 환상적일것 같다.



묘하게도 등로길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진달래밭이고 다른쪽은 억새밭이다.
그래서 봄이면 진달래꽃을 감상하고 가을이면 억새밭을 감상하기 좋은 산길이다.



진달래와 억새밭을 지나 안부로 내려서면 얼마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인돌지역이다.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 원형의 모습은 남아 있지않아 이런 표시가 없으면 구분이 되지 않는 고인돌지역이다.



대략 400m 정도가 고인돌 유적지로 지정된 곳이였다.



고인돌유적지 내에는 이런 형태와..



이런 형태들의 고인돌유적들이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등산로 주변은 얼마전에 간벌작업을 하여 잘 정리되어 있었다. 또한 어떤 곳은 자연나무를 이용한
재미있는 쉼터 의자도 만들어져 있었다. 만든이의 정성을 봐서 많은 이용을 바란다..^^



그리고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능선길섶에는 산토끼의 발자국같은 짐승들의 발자국이 유난히 많았고..
오래된 묵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보였다.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구분할 수 없는 묵묘들이였다.



고인돌지역은 대체로 시야가 가려있어서 주변 경관만 감상하며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다 고도를 높이면..



비로서 멀리있는 별립산이 다시 시야에 들어 오고..



고려산의 명품.. 진달래 동산에 도착하였다.



진달래 동산 최적의 관람 포인트에서 그림자 인증샷을 남기고..^^



지금은 텅텅비어 있는 진달래 동산 명품관람대..



하지만 내년 4월 중순이면 진달래꽃과 사람으로 만원사례일 것이다.



군사시설이 있는 정상이다.



고려산(高麗山:399m)은 고리산이라고도 불려지며, 고려시대 때 몽고의 침략을 받아 강화도로 도읍을
천도한 후 고려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고려산이라는 이름은 송도의 고려산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라 한다.



고려산 정상에서 본 혈구산(穴口山 466m)이다.
시간이 넉넉하면 고비고개로 내려섰다가 혈구산에서 퇴모산까지 환종주를 하면 짭짭한 하루 산행길이다.



고려산 정상 최고의 일몰 감상 포인트에서..



정상에서 왼쪽으로 돌지 않고 오른쪽으로 돌다가 본 강화시내와 국화저수지 전경이다.
멀리 흐미하게 보이는 산은 지난번에 다녀 온 문수산이다.



북사면을 돌아 청련사로 하산하며 본 하늘풍경이다.
영하권의 날씨였지만 그런대로 산행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였다.



청련사(靑連寺)의 유래는 고구려 장수왕 6년(446)에 천죽조사가 고려산에 올라 산 정상에서 오색 연꽃을
공중에 날려 청색 연꽃(靑連) 떨어진 곳에 절을 짖고 청련사(靑連寺)라 칭하였다 한다.



조선 순조 21년(1821) 비구니 포겸(包謙)스님에 의해 중수한 기록이 있으며, 이후 수차에 걸처 중수된 기록이
남아있다. 1979년 큰법당을 새로이 중수하고, 1984년 위쪽에 위치해 있던 원통암을 청련사에 합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청련사(靑連寺)는 강화도 유일의 비구니 사찰이기도 하다.
 



청련사(靑連寺)에는 보호을 받고 있는 큰 노거수들이 여러개 있다. 개중에는 보호수로 지정했다 탈락한 것인지
내용이 지워진 보호수 안내판도 있었다. 아마도 수령이 110년이라 쓴 흔적으로 보아 미달되어 그랬나 보다.



국화2리 삼거리 마을회관 앞에서 콜한 택시를 기다리며 바라 본 고려산 전경이다.
약 3시간의 삭막한 空虛로 되돌아 온 고려산의 나홀로 겨울산행이였지만.. 나는 행복하다.
그 空虛의 비밀번호를 나는 알고 있기에..^^



2012/12/13 - 휘뚜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