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착의 사랑, 칼립소
아틀라스의 딸 칼립소는 그리스어로 감추는 여자라는 뜻이다. 칼립소는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섬에 살았다.
그 섬에 어느 날 한 남자가 찾아들었다. 트로이전쟁의 영웅 오디세우스였다. 트로이전쟁이 끝나고 귀향길에
올랐던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미움을 사 강풍을 만나 표류하면서 온갖 고초를 겪었다.
부하를 전부 잃고 혼자 살아남아 섬에 당도하였다.
추레한 매골에 남루한 옷을 걸친 거지꼴이었지만 칼립소는 한눈에 그가 영웅이요 사내대장부임을 알았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만이 삶의 전부이던 메마르고 고독한 칼립소에게 사내는 신의 선물이었다. 그리고 슬픈 운명이기도 했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깊이 사랑했다. 그러나 오디세우스의 가슴에는 고향에 있는 아내 페넬로페가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여인을 사랑하는 걸 안다는 건 슬프고 아픈 일이다. 그러나 칼립소는 그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의 영혼은 절박한 고통으로 하얗게 표백되어 갔다.
칼립소는 오디세우스를 7년이나 붙잡아두었다. 그 세월동안 오디세우스는 바다에 나가 멍하니 서서 고향과 아내,
아들을 그리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우스의 명을 받은 헤르메스가 칼립소를 찾아왔다. 그리고 신들의 명령을 전했다.
"오디세우스를 놓아주어라~!"
칼립소는 찢어지는 가슴을 부여안고 밤낮으로 오열했다. 그러나 신들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고통의 시간이
지난 후 마음을 다잡은 칼립소는 한 남자를 잡아두고 차지하려는 집착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다. 오디세우스를 보내
주기로 마음을 먹고 그에게 뗏목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통나무를 무어 차차 뗏목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칼립소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고통의 나날이었다. 칼립소의 간절한 마음은 아랑곳없이 뗏목은 완성되었다.
뗏목에 올라탄 오디세우는 한 점 미련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그의 가슴엔 고향의 아내만이 가득했다. 칼립소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고독하고 메마른 여인이 되었다. 너무나도 강렬하고 짧은 행복이었다. 그러나 슬펐지만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진다는 것이 기꺼웠다.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지만 입가에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비로소 사랑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칼립소에게 사랑은 아름다운 꽃밭이 아니었다. 풀 한포기 나지 않는 황량한 사막이었다. 그녀의 사랑의 깊이
만큼이나 그녀의 고통도 무거웠고 그 사랑의 크기만큼 슬픔도 컸다. 그 폭풍 같은 슬픔 뒤에 깨달은 건
나의 행복을 붙잡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그의 기쁨을 헤아리는 게 사랑임을..
2019/10/22 - 휘뚜루 -
Calypso Blues(Vocal Looping) / Youn Sun - Nah
'음악에 대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의 뉴에이지 뮤지션 "Wang Sheng Di"(王森地)의 수정금(水晶琴) 크리스탈 뮤직 (0) | 2019.11.21 |
---|---|
그래픽 언어로 표현한 몽환적인 달빛항해 (몽금포타령) (0) | 2019.11.20 |
[스크랩] Smokie(스모키)에 대하여.. (0) | 2018.07.25 |
[스크랩] Amen (주를 찬양하세) (0) | 2018.07.25 |
[스크랩] 獨 세계적 작곡가 제임스 라스트 타계 (0) | 2018.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