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야초에 관한

붉나무에 대하여..

by 휘뚜루50 2020. 6. 14.

▒ 붉나무에 대하여..

 

붉나무는 옻나무과 옻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소교목으로 염부자(鹽膚子), 염구자(鹽梂子) 오배자나무,

굴나무, 뿔나무, 불나무라고 불리며 학명은 Rhus javanica L.이다.

 

가을 단풍이 아직 산자락까지 내려오지 않은 10월 초중순경부터 붉음을 자랑하는 붉나무가 가을 나들이

길에 유난히 눈에 잘 띈다. 붉나무는 햇빛을 좋아하여 다른 나무를 베어버린 벌채지에 흔히 자란다.

단풍이 드는 여러 나무 중에서 유독 붉나무만을 골라 붉음을 뜻하는 ‘붉’자를 붙여줄 만큼 단풍이 아름답다.

 

붉나무는 한때의 예쁜 단풍으로 잠시 사람의 눈을 홀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래서 옛 이름도 천금목(千金木)이다.
천금을 주어야 하는 나무라니 어디에 그런 귀한 물건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옛 문헌의 기록을 찾아보면, 《산림경제》
에는 “천금목을 깎아 갓끈을 만들거나 구슬을 만들어 찬다”라고 하였으며, “귀신을 쫓아낸다”라고도 했다. 또 “소가
병이 들면 천금목을 베어다가 외양간에 두르거나 잎을 잘게 썰어 풀과 같이 섞어 먹이거나 끓여 먹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천금목이라고 부르기에 조금 모자람이 있다. 하지만 붉나무에서 소금이 나오고,
여러 가지 병을 고치는 귀중한 오배자라는 열매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면 이해가 간다.

 

단풍이 들기 전부터 소녀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것처럼 아래로 처진 열매대궁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팥알
굵기만 한 동그란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이 열리는데, 가을이 되면 겉에 하얗게 밀가루를 발라둔 것처럼 변한다.
여기에는 칼륨염 결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익으면 제법 짠맛이 난다. 옛날 산골에서는 이를 모아 두었다가
소금 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능금산칼슘이 주성분이므로 나트륨이 들어 있는 일반 소금과는 근본이 다르다.
그래서 붉나무의 또 다른 이름은 염부목(鹽膚木), 혹은 목염(木鹽)이다.

 

붉나무의 잎은 깃꼴 겹잎인데, 9~13개씩 작은 잎을 달고 있는 잎 대궁에는 좁은 날개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진딧물 종류인 ‘이부자진딧물’이 기생하여 잎의 즙액을 빨아먹으면 그 자극으로 주변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거기에 벌레집을 만든다. 안에 들어간 진딧물은 단위생식을 반복하여 개체숫자를 늘리고,
계속 즙액을 먹으면서 벌레집을 점점 더 크게 만든다. 가을이 되면 아기 주먹만 한 벌레집이 생기는데,
안에는 약 1만 마리의 진딧물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 진딧물이 다 자라서 구멍을 뚫고 탈출하기 전에
벌레집을 모아 삶아서 건조한 것이 오배자(五倍子)다. 오배자에는 타닌이 많게는 50~70퍼센트를 함유하고 있어서
가죽을 다루는 데 꼭 필요하고, 검은 염료를 얻을 수 있어서 머리 염색약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오배자는 약재로도 널리 쓰였다. 《동의보감》에 보면 오배자를 ‘붉나무 열매’라 하여 속에 있는 벌레를 긁어 버리고,
끓는 물에 씻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폐에 풍독이 있어서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 가렵고 고름, 또는 진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 다섯 가지 치질로 하혈이 멎지 않는 것, 어린아이의 얼굴과 코에 생긴 감창(疳瘡),
어른의 입안이 헌 것 등을 낫게 한다”라고 했다.

 

붉나무는 산자락의 양지바른 곳이면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키 6~7미터 정도, 지름이 발목 굵기 정도가
되면 거의 다 자란 나무다. 빨리 자라는 나무이고 수명이 짧아 기껏해야 수십 년이 지나면 죽음을 맞는다. 암수가
다른 나무이고, 여름철에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연노란색의 꽃이 핀다. 꽃대는 곧추서 있으나 열매가 익으면서
무게 때문에 점점 밑으로 처진다.

 

붉나무는 옻나무나 개옻나무와 모양새가 비슷하다. 보통 붉나무는 옻이 오르지 않지만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옻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붉나무는 겹잎 잎자루에 날개가 있으므로 조금만 관심 있게
보면 옻나무와는 금세 구분할 수 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붉나무는 예전에 집에 있는 소금이 바닥나고 소금장수의 발길도 끊어져 바닷물을 정제한 소금을 구할 수 없을 때
대용으로 염분을 구하는 데에 사용되었다. 붉나무 열매는 가운데에 단단한 씨가 있고 그 주위를 과육이 둘러싸고
있는데, 가을이 깊어갈수록 이 과육은 소금을 발라놓은 것처럼 하얗게 된다.

 

여기에는 제법 짠맛이 날 정도로 소금기가 있는데, 이것을 긁어모으면 훌륭한 소금 대용품이 되었다. 붉나무를
한자로 염부목(鹽膚木) 또는 목염(木鹽)이라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또 붉나무에는 타닌이 많이 들어 있는
오배자라는 벌레 혹이 달린다. 가죽을 가공할 때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인 동시에 약재였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오배자 속의 벌레는 긁어 버리고 끓는 물에 씻어서 사용하는데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 가렵고 고름 또는 진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하며, 어린이의 얼굴에 생긴 종기, 어른의 입안이 헌 것 등을 치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붉나무 추출물을 포함하는 당뇨병 치료 또는 예방용 조성물 등에 관한 특허가 있다.

 

2020/06/14 - 휘뚜루 -

낙화유수 / 하모니카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