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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산행기

살둔마을가는 길의 무명봉(995m)에서..(2010/06/02) |

by 휘뚜루50 2019. 9. 5.

▒ 살둔마을가는 길의 무명봉(995m)에서..
- 2010/06/02 -
 

 

 
 
6월 2일은 전국 동시 지방 선거일이라 임시 공휴일이였다. 국민의 의무요 주권행사인 투표를 하기 위하여
새벽 6시에 투표소로 갔다. 꽤 많은 사람들이 참여 의식을 가지고 긴 줄을 형성하고 있었다. 족히 20여분을
기다려서 한표를 행사하고 먼산으로 가기 위하여 약속장소로 향하였다. 약속 장소에는 모두 한표를
행사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먼산으로 가는 차속의 화두는 이번 선거에 대한 저마다의
정치론리로 갑론을박하는 사이에 우리는 목적지인 문암고개에 도착하였다.
 
 

 
 
문암고개는 내린천변에 있는 살둔마을로 가는 숨어 있는 길이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비포장도로였던 길이 고개
넘어 문암마을까지 포장도로가 되었지만, 아직 살둔마을까지는 비포장도로라 일반인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
숨어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부근의 산들은 사람들의 흔적이 별로 없는 오지의 산이기도 하다.
 
 

 
 
문암고개 마루에 주차를 하고 6월의 짖푸른 숲으로 덥혀있는 산속으로 향하였다. 5~6월 산행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일년중 이 맘때 느끼는 풀향기는 일상의 찌든 나의 오감을 강열하게 청소해 주고있다.
 
들머리길은 잘 정리정돈된 낙엽송길이라 여유로운 산행이였다. 통상적으로 낙엽송(落葉松)이라 부르는
이 나무숲은 일본잎갈나무(학명 Larix kaempferi)로 일본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재식되어 있는 낙엽성 침엽교목이다. 낙엽송(落葉松)이라고 부르는 것은 초록색의 잎들이
가을에 노랗게 물들어 떨어지기 때문에 낙엽송(落葉松)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넓은 낙엽송지대를 통과하다보니 낙엽송 나무에 여러개의 이름표가 붙어 있었고 그 가운데 쯤에는 간이형
제단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무엇을 의미하는 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어 고개를
까우둥거리며 생각해보니 가족자연납골묘지 같았다. 보충설명을 하자면 화장한 인골의 가루를
나무밑에 묻어주고 나무에 죽은사람의 이름을 달아 놓은 것이다. 요즘 새로운 자연납골의
한 형태인데, 법률적으로 위법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은 모르겠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니 바람직한 것 같기도 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니 이것
역시 자연파괴의 한 형태인 것 같기도 하다. 큼큼~
 
 

 
 
낙엽송지대를 통과하자 산형과에 속하는 궁궁이(천궁:川芎)풀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다. 궁궁이풀은
중국이 원산이며 산궁궁이, 천궁이라 하는데, 높이는 30~60cm 정도이고, 8월경에 흰색 꽃이 피며,
풀 전체에서 특이한 향기가 난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부인병, 진정제, 특히 두통의 치료약으로
사용하며,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독특한 향취 때문에 산나물로는 별로이다.

 

 
 
그리고 천궁(川芎) 군락지 옆에는 땅두릅(독활:獨活)들이 여러 포기 자생하고 있었다. 봄에 새순을 식용으로
할 때는 땅두릅이라 하고, 뿌리를 약용으로 할 때는 독활(獨活)이라고 부른다. 약용으로 쓸 때는 근육통,
하반신마비, 두통, 중풍의 반신불수 등에 많이 쓰인다. 즐기와 잎은 열내림약, 기침약, 염증약 등으로
이용되며 각종 풍을 다스리고 신경쇠약, 성기능저하, 신장병, 당뇨병에 쓰이기도 하며, 뿌리의
알콜추출액은 중추신경계통의 흥분작용이 있고 혈압강하작용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독활(獨活)에는 새로운 항균제를 만들 수 있는 성분도 있다.
 
 

 
 
은대난초꽃이다.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중년여인의 멋스러움을 가지고 있는 은대난초꽃은
이 무명봉 산에 꽤나 많은 개체수가 보인다. 또 산자고(감자난초)도 많이 보이는 산이다.
 
 

 
 
사극에서 죄인이 사약(賜藥)을 들이키고 죽는 장면이 나오죠. 이 사약의 원료 중 하나가 천남성(天南星)
이라는 식물이다. 산지의 습한 그늘에서 자라는 이 식물은 알칼로이드라는 맹독이 열매부터 뿌리까지
퍼져 있는 독초이다. 장희빈이 마시고 죽은 사약의 원료가 바로 천남성이다. 때문에 이 풀은 절대로
먹어서도 아니되고 함부로 만져서도 아니 된다. 단 생약으로는 제법을 하여 사용한다.
 
 

 
 
이름도 멋진 매발톱꽃은 꿀주머니라고 하는 꽃의 뒷부분이 매가 먹잇감을 사냥 할 때의 발톱처럼 겁나고
무섭게 생겨서리 붙여진 이름이라나 뭐라나..^^ 그리고 전설로는 프랑스에서는 실의에 빠진 사람이
매발톱 꽃잎을 두 손에 문질러 바르면 샘물처럼 용기가 솟아난다는 전설이 있어 [성모의 장갑]
이라고도 부르고, 중국에서는 자신의 꽃가루보다  다른 꽃의 꽃가루를 더 좋아한다고
하는 전설이 있어 [매춘화]라고 부른다나 뭐라나.. ^(^ 큼큼~
 
 

 
 
흔히 볼 수 없는 조릿대(산죽)꽃이라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대나무 류의 꽃은 60년만이나
100년만에 한 번 핀다 하는데, 조릿대는 환경에 따라 몇 년 또는 십년만에 한번 피었다가
죽는다고 한다. 그리고보니 참으로 귀한 꽃이요, 보기 힘든 꽃임에는 틀림이 없다.
 
 

 
 
쥐오줌풀꽃이라 한다. 쥐오줌풀은 꽃의 생김새와 이름이 전혀 조화되지 않는 꽃이다. 꽃만 놓고 볼때는
아주 청초하고 예쁜데 그런 이름이 붙은것은 풀과 뿌리 전체에서 나는 찌린내 때문이다. 어린잎은
식용으로 가능하고 뿌리는 진정, 히스테리, 신경과민 등에 약용,담배의 향료등으로 사용한다. 
냄새는 고약하나 독성은 없는 풀이다. 그리고 한국인삼연초연구원 식물자원연구팀에서
향료로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 오사카대학 교수들은 쥐오줌풀에서
바이러스 퇴치성분을 발견하여 에이즈와 같은 면역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름없는 무명봉 답게 사람들의 흔적이 없는 산속은 각종 야생화들의 천국이였다. 산나물 찾아 가는 길은
험난하고 힘들었다. 태고적의 흔적 그대로의 숲속을 이리저리 헤치며 산속 깊숙히 들어갔다.
 
산행 시작한지 약 한 시간 정도 되어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오늘은 산 위에서 산 아래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더 없이 상큼하게 느껴진다. 더욱이 강한 햇살에 자극을 받아서 풍겨오는 고산의 풀향기는
자극적이다. 글자 그대로 오감을 뒤집어 흔들어 놓을 만큼 강열하다.
 
 

 
 
잎들이 무성하게 자라서 어지간한 곳에서는 먼산바라기가 힘들다. 다행하게도 손바닥만하게 구멍난 숲 사이로
맹현남봉의 모습이 그리움으로 손짓을 하고 있다. 그리고보니 남봉을 다녀온지가 일년이 넘었나 보다.
 
 

 
 
본격적인 산나물 채취를 하기 시작했다.  조각난 햇살이 산나물을 구분하는데 약간의 방해 작용을 하였다.
주로 곰취와 참나물을 겨냥하였다. 부수적으로는 어수리(또는 외수리)와 홀아비꽃대도 겨냥하였다.
 
 

 
 
산 위쪽은 지역의 전문꾼들이 다녀가서 우리들은 산 중간 부분을 겨냥했는데, 예상대로 군락지가 아니라
전문꾼들이 생략하여서 개체수는 적지만 완전한 형태의 곰취와 참나물들이 띄엄 띄엄 반기고 있었다.
 
 

 
 
이렇듯 온전한 포기 형태의 곰취를 만난다는 것은 요즘은 행운이라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 우리들이
예상한 루트는 아무도 다녀가지 않아서 이런 곳을 수십군데나 만나서 모두 입들이 찌어지게 벌어졌다..^(^
 
 

 
 
또한 조릿대(산죽) 군락지 사이사이에서 만나게 되는 곰취와 참나물들은 모두 튼실한
것들이라, 품질로 치면 최상품이여서 더더욱 우리들을 기분 좋게 하였다.
 
 

 
 
지난해 같으면 벌써 억새져서 식용불가 할 참나물인데, 올 해의 이곳 참나물은 지금이 적기에 해당하였다.
그래서 밑뿌리 부근까지 짤랐다. 이렇게 줄기를 먹을 수 있을 때가 참나물은 최고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물김치도 그렇고.. 참나물 비빔밥도 마찬가지로 토실한 줄기을 먹어야 진 맛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약 3시간 가량 곰취와 참나물을 목표량 만큼 채취하고 다시 험한 계곡과 능선을 헤치며 원위치하였다.
마지막 하산 직전의 간벌지대 봉우리에서는 취나물 중에서도 최고로 우수한 대취나물을 채취하였다.
이런 고산에서만 가능한 대취나물의 씹히는 육질의 맛은 가히 산나물의 명품이라 할 수 있다.
 
산나물의 또 하나의 명품인 대취나물을 어느 정도 수확하고 하산을 하다 산더덕을 만났다. 줄 잡아
30여뿌리 정도 수확을 하였다. 이것들은 잎,줄기,뿌리 모두를 믹서기에 갈아서 쥬스로 먹을 것이다..^^
 
 

 
 
들머리며 날머리인 문암고개에 도착하였다. 한 낮의 햇살이 따갑게 느껴진다. 가까운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서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생곡막국수집에서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막국수를
곱빼기로 허기진 배속을 넉넉히 채우고 콧노래를 부르며 서울로 돌아 왔다..^(^ 큼큼~
 
 


 
 
오늘 수확한 곰취와 참나물, 그리고 대취와 어수리(외수리) 나물들이다.
 
 

 
 
오늘 횡재한 주로 10~20년생인 산더덕들이다. 약 50뿌리 정도이니 우리 가족이 한 달은
맛있게 산더덕 쥬스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량이다. 음~ 이맛이야~! 하면서..^^
 
 
 
 
 
2010/06/07 - 휘뚜루 -

Dire Straits / Sultans Of S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