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d Willie McTell / Scot Holt
▒ 너에게로 가는 나홀로 산행.. 아직도 북한산에 숨어 있는 은밀한 곳(2)
- 2014/07/16 -
오늘 찾아가는 북한산의 아직도 숨어 있는 은밀한 곳은 비법정 코스이다. 그리고 군사보호
출입금지구역이라 실정법을 어기지 않으면 가 볼 수 없는 곳이다. 예전(68년 김신조
무장간첩사건) 이전에는 마음대로 들락거렸던 곳이지만 무장간첩사건 이후, 그리고
83년 4월 2일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얼씬도 못하던 곳이 였는데..
지금은 알음알음으로 다녀들 오기에 나도 한살 더 먹기전에 나홀로 다녀왔다.
이름하여 서산정사지[西山精舍址]라고 하는 곳인데, 인수봉계곡과 육모정고개계곡이
만나는 지점으로 암반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청담동계곡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다.
현재는 백마부대 유격장 안이라 소신껏 다녀와야 한다.
이 터는 능성구씨(綾城具氏) 18세 독락재, 구시경(獨樂齊.具時經 1637~1699)선생의
독서당이 있던 곳이다. 독락재선생은 율곡 이이(栗谷.李珥), 사계 김장생(沙溪 金長生),
우암 송시열(尤菴 宋時烈)로 이어지는기호학파(畿湖學派) 계보상의 성리학자
(性理學者)로 우암선생의 제자이다.
독락재 선생은 1659년 2월 선산(先山)인 이곳 서산(西山) 청담동(淸潭洞)에 청담초당(淸潭
草堂)이라는 독서당을 짓고 당대 문인들과 학문을 강론하였다. 이곳은 산수의 경관이 매우
뛰어나 율곡의 해주 석담(石潭), 우암의 화양곡(華陽谷)과 비견될만 하다. 1668년(현종 9년)
10월 우암선생이 우의정을 사직하고 이곳을 방문하여 서산정사(西山精舍)라고현판을 써서
걸게하고 청담동(淸潭洞) 석자와 7언절구시 2수를 지었다.
이후 초당을 [서산정사]라 부르고 시(詩)는 이곳에서 하류 200m 지점 석벽에 새겼다. 우암선생
사후 1697년(숙종 23년)4월 독락재선행은 장자 통덕랑.성문(通德郞.聖問)으로 하여금 우암선생
의 영정(影幀)을 정사에 봉안토록 하였고 후일 통덕랑은 영당(影堂)을 따로 지어 영정을 봉안
하였으나 지금은 정사. 영당 모두 소실되어 사적을 보존코져 이 비를 세운다고..
2009년 4월 1일 능성구씨 통덕랑공(19세) 종중의 비문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이 계곡을 사기막골로 알고 있는데, 원래의 이름은 청담동(淸潭洞)계곡이다.
사기막골 버스 정유소에서 십여분 걸어 들어가면 좌측으로는 북한산 둘레길 충의길 구간이다.
계속 밤나무 숲 길을 따라 들어가면 백마부대 유격장 정문이고 오른쪽은 무당집들이 몇 곳 있다.
마지막 무당집 오른쪽 철조망 울타리 중간에 간이 출입문이 하나 있었는데.. 오늘보니 폐쇄
되어 있었다. 할 수 없이 나는 월담을하여 통과를 하였지만.. 그러하지 못한 님들은 무당집
아래쪽 개구멍으로 통과를 하거나 아니면 둘레길 숨은벽으로 가는 능선 어디쯤에서
월담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월담을 하여 숨은벽 지능선을 따라 오르다가 송전탑 조금 못미처에서
좌측으로 흐미하게 난 길을 따라가면..
백마유격대 야영숙영지를 만나게 된다.
만약에 유격훈련을 하고 있을 때는 조금 위쪽으로 통과하는 길이 있다.
백마유격대 숙영지를 지나 작은 지능선을 올라서면
로서 건너편 상장능선이 숲 사이로 살짝 보인다.
다시 마른계곡을 지나 조금 가파른 영장봉 지능선을 올라서면 철탑을 지나게 되고..
이곳부터는 육모정고개 방향으로 난 전선줄을 가늠하여 난 사이길로 가면 된다.
경사도가 완만한 암반을 내려서면 사람들이 많이 다닌 길이 뚜렸하게 보인다.
이 코스부터는 군인들 담력훈련코스이다.
평탄한 길을 따라 조금 가다보면 큰 바위 아래 천연동굴이 있다.
예전에 이곳은 무당들의 굿집이였다.
지금은 유격훈련대의 담력테스트 코스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았다.
처녀귀신도 있고 죽은 송장의 관도 보인다. 흐흐~
그리고 동굴벽 주변에는 붉은색 페이트로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야간훈련 할 때 보면 간담이 서늘할꺼다..^^
이 주변에는 묘하게 생긴 큰 바위들이 많은 곳이다.
두개로 쪼개져 있는 바위로 상장봉능선이 한 눈에 조망되는 곳이다.
유격훈련을 받는 군인들이 쪼개져 있는 틈 사이로 암벽타기 훈련을 하는 코스이다.
일개 분대 병력은 충분히 비를 피할 수 있는 처마바위이다.
바위 틈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소나무 두 그루와 진달래나무 한그루이다.
큰바위 지대를 지나 작은 지능선에 올라서면 비로서 영봉이 나무숲 사이로 얼굴을 내 밀고 있다.
이 계곡은 인수봉 악어능선과 숨은벽 사이로 흘러 내리는 일명 V계곡 아래쪽이다.
이곳에서 계곡따라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인수계곡과 또 만나게 된다.
백운대와 하루재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인수계곡이다. 얼마나 가물었는지 계곡에 물이 없다.
잠시 열린 하늘로 인수봉(왼쪽)과 영장봉(오른쪽)이 머리만 보여준다.
이곳에서부터는 계곡을 따르지 말고 경고판을 넘어 길을 따라 가면된다.
유격대원들 훈련용 길이다. 참고로 훈련이 있으면 이곳부터 통제한다.
길섶에는 노란색감이 유난히도 강열하게 보이는 노랑원추리꽃이 반겨주고 있다.
인수계곡을 따라 조금 내려 오면 우측으로 육모정고개에서 시작하는 육모정계곡을 만난다.
곧 이어서 두 계곡이 만나는 합수점에 있는 서산정사지(西山精舍址)에 도착하였다.
넓은 암반으로 형성되어 있는 이곳은 아직은 북한산에 숨어 있는 은밀한 비경이다.
이곳부터 청담계곡이라 한다.
육모정자가 있던 서산정사지(西山精舍址)에는 현재 능성구씨(綾城具氏)
종손들이 잘 관리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쉬운 점은 청담계곡에도 물이 말랐다는 사실이다.
하긴 요즘은 북한산 어느 계곡을 가도 물이 없다.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하여 비가 많이 내린 후에 다시 한번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정리하고 발길을 옮겼다.
어느 쪽으로 갈까 망설였다. 하루재쪽으로.. 아니면 육모정고개쪽으로..
하루재도 육모정고개쪽도 아닌 상장능선 8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유격훈련 코스로 향하였다.
올라가면서 보니 이 코스의 유격장은 현재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되어 있다. 멀리 흐릿하게
왼편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인수봉이고 오른편 앞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숨은벽능선에 있는
영장봉이다.
유격장 장애물 코스를 지나가며 40년전의 옛 군대시절을 추억해 보았다. 나는 군대운이
좋아서인지 훈련소에서 받은 훈련이외에는 특수부대에 근무한 관계로 유격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 그래서 유격훈련은 피상적인 것 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상장 8봉을 향하여 힘들게 올라가다보니
작은 꽃송이버섯 하나가 막 피어나고 있었다.
8봉 정상이다. 좌측으로 9봉이 보이고 중앙에 영봉이..
그리고 북한산 만경대, 인수봉, 백운대가 흐릿하게 보인다.
상장 8봉은 한북정맥의 우이령에서 지나가는 코스이다.
산아래 우이령과 도봉의 주능선과 오봉이 조망되고 있다.
오늘보니 상장 8봉 정상에도 젖꼭지바위가 있다..^^
그런데 젖꼭지를 잘못 빨다가는 절벽아래도 추락하것다. 큼큼~
상장능선 7봉 정상이다.
이 봉우리는 주 등산로에서 조금 비켜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생략하는 봉이기도 하다.
그러나 7봉 정상에서 조망되는 풍광들은 동서남북 사방이 시원시원하다.
7봉에서 바라보는 도봉산의 여성봉, 오봉, 우이암 등등은
도봉의 주능선들이 한 폭의 그림으로 보이는 곳이다.
앞으로 가야 할 5, 4, 3봉들이다.
6봉 정상은 특이한 것은 없고 삼각점만 있다.
다만 날씨가 맑으면 북한산 뒷태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5봉 역시 북한산 뒷태감상의 명포인트이다..^^
5봉에서 4봉으로 가는 길에 바라 본 4, 3, 2, 1봉들이다. 2봉과 3봉은 사이 좋게 같이 있다.
4봉은 맨손으로 올라가려면 반대편으로 오르면 되는데..
릿지 기본을 숙지한 사람만이 올랐다가 내려 올 수 있는 코스이다.
명품소나무들의 풍경과..
절묘한 풍경들이 보여주는 아찔함만 감상하고 4봉 정상은 그냥 패스하였다.
상장능선의 통천문을 지나..
3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3봉과 2봉 정상은 인접한 거리에 있으며 상장능선 최고의
전망대 쉼터이다. 조망도 뛰어나지만 쉬어가기 좋은 장소가 여러곳 있는 곳이다.
잠시 지나온 능선들을 뒤돌아 보고..
이곳의 명품 소나무들도 감상해 보고..
3봉 정상의 외국인의 두상을 닮은 바위..
2봉 정상이다.
이 봉우리 역시 클랙을 이용하여 맨손으로 올라 갈 수 있으나..
안전을 위하여 자일을 이용하여 오르고 내려야 한다.
2봉 바위 북면에 있는 강아지 머리이다..^^ 예전보다 코 끝이 많이 뾰쪽해졌다. ㅋㅋ~
전망 좋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오늘 내가 지나온 길을 가늠해 보았다.
사진이 조금만 선명하면 지나온 길을 설명할 수 있는데, 아쉽다.
하산해야 할 능선이다. 1봉을 거처서 하산하려다가 1봉을 생략하는 지름길로 하산을 하였다.
상장 1봉은 아무런 특징도 없으며 전망도 없는 그런 밋밋한 봉이라 대부분 1봉인지 모르고
통과을 하는 봉우리이다.
1봉을 생략한 지름길로 하산을 하여 뒤 돌아 본 상장능선 일부 전경이다.
이 지름길은 상장능선을 여러번 다닌 사람들만이 아는 비밀코스이기도 하다.
청담계곡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하며 생각해 보았다. 이토록
아름다운 곳을 군부대 유격장으로 인하여 일반인 출입통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군부대 유격장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이곳을 서울시민들의 건강과 휴식을 위하여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되었다.
대략 7시간으로 청담계곡 서산정사지를 경유하여 상장능선을 휘돌아 사기막골 입구로
원점회귀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마른장마에 후덥지근한 날씨와 장시간의 산행으로
평소보다 곱빼기로 힘든 산행이였다. 당근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돌아 오는 길에
쌓인 피로 때문인지 갈아타기 역을 지나처 헛수고까지 했다.
폭염날씨의 산행은 짧게 해야 하는데..^^
☞ 이 자료도 인터넷에서 다시 찾아서 복원하다(2021/08/01)
2014/07/17 - 휘뚜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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