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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과 사진

펜화로 찾아가는 사찰기행 ③ 불암산 불암사

by 휘뚜루50 2022. 6. 25.

↑ 남양주 불암사 전경. Pen drawing on paper 56x35cm.

▒ 펜화로 찾아가는 사찰기행 ③ 불암산 불암사


호국의 얼 깃든 진신사리 모신 천년고찰

바위에 낀 이끼와 담쟁이들이
하얀 불상과 조화를 이뤄낸
모습이야 말로 참 아름답다

펜으로 그리면서 이 자리는
불암산의 정기가 들어오는 곳이
아닐까 하는 신비함이 들었다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하여 불암산으로 불리는 천보산 자락에 위치한 불암사는 서울 산행을 
하면서 반드시 들러야 하는 절이다. 화랑로에서 별내 신도시 방향으로 가다가 육사와 태능 선수
촌 지나 담터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올라가면 나타나는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된다.

일주문의 현판은 '천보산 불암사'이고 들어선 후 뒤를 바라보면 '해탈문'이다. 여기서부터는 중생
들이 속세를 떠나 해탈하는 장소라는 뜻인가 보다. 등산로를 벗어나 작은 다리를 건너면 만나는
2층 누각 제월루 1층 벽에는 사천왕상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천왕문을 겸하는 듯 하다. 
힘겹게 계단을 올라서면 저멀리 대웅전이 나타난다. 마당에는 한가로이 누워있는 백구도 
보이고 왼편에는 약사전 반대편에는 관음전이 자리하고 있다. 관음전 옆마당에 감로수 
수각이 보이는데 코로나로 이용을 제한하는 지라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는 제월루 입구측에서 바라보이는 삼층석탑 그리고 뒷편의 대웅전, 그리고 왼편에 지장전 
우측에 관음전이 있는 듯 없는 듯 슬쩍 보이는 구도가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절집을 대표하는 
구도라 생각되었다. 마당의 천진동자불상과 포대화상이 넉넉한 웃음으로 웃어주고 하늘에는 
소원성취를 비는 연등이 걸려 그야말로 불자들의 세계에 와 있는 것을 실감케 하는 장면으로 
이를 파노라마로 그려 보았다. 그리면서 자세히 보니 불암사 대웅전 편액은 한석봉의 글씨답게 
수려하다. 대웅전은 맞배지붕이라 수려한 맛은 없으나 삼층석탑과 석물들이 짜임새가 있게 배치
되어 있고 우측 전각의 곡선미가 수려하여 미적인 맛을 더한다. 그림의 우측에 박석으로 조성된 
마애불 가는 길의 낮은 경사가 찾는 이들에 대한 배려로 여겨진다.

특이하게도 대웅전에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군인 10여명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6.25
전쟁 개전 초기 의정부 방면으로 남하하는 적을 맞아 임관을 앞둔 육사 생도들이 전황이 불리
하자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로 변신해 항전하다 전사한 뜻을 기려 이 절에 위패를 모셨다고 
하니 호국의 정신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관음전쪽으로 나가는 길을 가보면 칠성각, 산령각, 신통전의 세 개 현판을 따로 건 하나의 독
특한 전각을 만난다. 산령각은 통상의 산신각이고 신통전은 독성각의 다른 이름인데 셋을 
모시면 통상 삼성각이라 하는데 따로 현판을 쓴 것이 상당히 이채롭다.

 

↑ 남양주 불암사 마애 삼존불상. Pen drawing on paper 38x28cm.

대웅전과 삼성각 사이로 올라가면 마애삼존불이 보인다. 길 양 옆으로 십이지 석상이 도열해 
있어서 필자의 지지에서 잠시 멈춰 소원을 빌어 보았다. 이 마애삼존불은 24년간 주지를 지낸 
태정스님이 1973년에 조성한 것이라 한다. 정면을 바라보는 불상은 아미타불이고 좌우에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협시보살을 이루고 있는데 삼존불을 바라보니 이를 조성하던 
석공의 정성이 느껴지고 아미타부처님의 자비로운 미소가 세상에 환한 광명을 비추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디선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기도마당에는 많은 이들의 소원지가 자비로운 미소 속에서 
바람에 날린다. 펜으로 그리면서 정말 이 자리는 불암산의 정기가 들어오는 곳이 아닐까 하는 
신비함이 들었다. 바위에 낀 이끼와 담쟁이들이 어울려 하얀 불상과 조화를 이뤄낸 모습이야 
말로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마애삼존불상 왼편 계단을 오르면 진신사리보탑이라 불리는 5층석탑이 멋지게 세워져 있다. 
태국과 스리랑카에서 진신사리를 모셔와 봉안했다 하니 불암사도 적멸보궁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불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이다. 신라 헌덕왕때 지증이 창건
하였다 하니 역사가 오래된 천년 고찰이다. 불교를 지원한 세조가 한양 외부 사방에 왕실의 
발전을 기원하는 사찰을 하나씩 뽑을 때 서쪽 진관사, 남쪽 삼막사, 북쪽 승가사와 함께 동쪽 
사찰로 뽑혀 동불암(東佛巖)이라고 불렸다한다. 천년 전의 모습은 없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정비된 사찰의 모습에서 더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서울시내가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이곳은 진정 속세와 멀어진 부처님의 세상인 듯 하다.

뒤돌아서 암봉을 바라보면 암봉 인근에 부속암자 석천암이 보인다. 등산로를 따라 힘겹게 올라
가면 경사가 심해 오르기 벅차기는 하지만 암자가 있는 곳은 쌍혈(雙穴)자리로 서울인근 최고
의 명당자리라 한다. 성취가 발복하는데도 익히 알려지지 않는 암자이니 합격과 임용고시의 
발복장소인 석천암을 아가 기도하고 공양을 올려보시길. 

☞ 자료출처 : 불교신문

2022/06/25 - 휘뚜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