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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산행기

소뿔산과 내린천(미산동천)변에서..(2011/10/22)

by 휘뚜루50 2019. 9. 5.
 
▒ 소뿔산과 내린천(미산동천)변에서..
       - 2011/10/22 -
 


 

강원도 인제군 남면 신남리에서 상남면으로 연결되어 있는 급경사 지그재그로 형성되어 있는

지방도로 446번 길의 갑둔고개 길을 힘들게 올랐다. 온 산천이 만산홍엽으로 물들어

이별하는 단풍의 아름다움에 모두들 넋을 빼았기고 있다.
 



 

이름하여 단풍의 계절.. 그러나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 가을단풍산행도 흐린 날씨 때문에 제대로 된 가을산의

아름다운 단풍감상은 틀린 것 같다. 하여.. 흐린하늘에서는 간헐적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하긴, 오늘산행은 단풍산행이 아니고 열매산행을 목적으로 하여 소뿔산으로 가는 길이다.

매년 이맘때 쯤 한 두번 이상 찾아오는 강원도 인제군 남면과 홍천군 내촌면 경계에 있는

소뿔산으로 가는 길은 오늘도 울긋불긋한 단풍의 물결로 넘처나고 있었다.
 



 

눈길을 던지는 곳마다 붉게 타오르고 있는 오지의 가을산 단풍은 지금이 최절정기인가 보다.

어론리에서 갑둔고개를 넘으면 김부대왕(마의태자)의 애잔한 전설이 서려있는 김부리에도

가을산은 불타고 있었다. 마치 애잔한 전설을 대변하듯이..
 



 

형형색색으로 옷을 갈아 입은 소뿔산 들머리에 해당하는 김부리에서

오미자골로 가는 길목도 가을산 단풍의 아름다움을 수식어 없이 표현하고 있었다. 
 



 

마치 한폭의 수체화처럼..^^
 


 

흐린 하늘이지만 가을산의 단풍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쌓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라고 오늘도 우리들에게 들려 주고 있었다.
 


 

참으로 아름다운 가을산이다. 더욱이 이별을 전제로 한 나뭇잎과 풀들의 마지막 아름다움이기에 애잔하다.

삶도 이렇게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본격적인 소뿔산 열매산행을 시작하였다.
 



 

오늘 우리들이 수확하려는 열매들은 주로 오미자, 참다래, 개다래, 쥐다래, 머루, 산돌배 등등이다.

인간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오지의 무허가 열매산행지인 이 곳 소뿔산 언저리도 몇년전부터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곳으로 되었다. 그래서 오늘도 빈탕을 각오하고 우리들의 무허가 열매농장으로 향하였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대로 이별을 전제로 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나뭇잎들과 이바구하면 되니까..^^
 



 

허걱~! 끝난 줄 알았던 군인들의 훈련이 현재진행형이였다.
 


 

이곳은 십여년전부터 국군화학종합 전술훈련장소로 사용하는 곳이라

훈련이 있을 때는 입산을 허용하지 않으므로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냥 떠나 오기에 너무 아쉬워서 인근에 있는 김부대왕(마의태자)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오층석탑 부근에서 가벼운 등산이라도 하자고 하여 그쪽으로 향하였다.
 
이 쪽은 현재 훈련을 하고 있지 않았다.
 


 
 

작년까지는 없던 오층석탑을 알리는 입간판이다.
 


 

이 계곡은 오미자골 초입의 풍경이다.
 


 

오층석탑으로 가는 입구..

오층석탑 초입길은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약 300m 정도 들어가니 군인들이 훈련중이라 통제를 하였다.

할 수 없이 우리들은 빽을 하여 가벼운 등산이나 하려고 오른쪽 산능선으로 산행을 시도 하였다.
 



 

약 30분만에 산능선 정상 부근에 도착하였다.

그런대로 산 아래를 내려다 보는 나뭇잎들의 결별을 위한 모습들은 장관이였다. 
 


저 마다의 주어진 삶을 아낌없이 다 하고 떠나가는 가을산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속으로 경의를 표하였다.

그렇다. 우리 인간들이 자연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은 [있는 그대로]의 순리의 법칙이 아닐까 한다.
 


문명이라든가 문화라는 이름으로 조작된 것에 너무 깊숙히 길들여진 현실적인 우리들로서는 풀기 어려운

난제이지만, 마지막 떠나는 이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기 위해서는 실천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했다.
 



 

이름없는 무명봉에서 짧은 휴식를 끝내고 바로 하산을 하였다.

하산중에는 훈련중인 군인들도 만나고.. 잔득 흐린 하늘에서는 간헐적으로 빗방이 떨어지기도 하여

발길을 서둘렀다. 대바위산에서 흘러내려오는 곧은골 개울을 건널 때는 내리던 빗방울도 멈추어 주었다.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마음도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함께 한 님들이 오늘 산행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인근에 있는 내린천으로 가서 [미산동천] 주변의 멋스러운 가을단풍이나 즐감하고 귀경하자고 하였다.
 



 

이심전심이였나.. 내심 바라던 바 였으므로 지체없이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을 걸어 상남방향으로 향하였다.

약 10여분만에 상남을 지나 내린천변에 도칙하였다. 산과 강물이 어울어진 그림같은 풍광이 펼처지고 있었다.
 


 

설명이 필요없는..그 어떤 수식어나 형용사를 사용하면 구차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내린천변의 가을풍경이다.
 


 

활엽수와 침엽수의 단풍들이 형형색색으로 적절히 어울러진 내린천변의 가을풍광이다.
 


 

내린천을 계절에 따라 여러번 다녀 갔지만, 이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운 단풍절경은 처음이다.

다만 찬란한 햇살이 흐린 구름과 안개에 가려진 날씨지만, 아쉬움 없는 아름다움이다.
 


 

지금 내린천변은 계절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아낌없이 보여 주고 있었다.

단풍색상에 반하고.. 또 한번 내린천 물빛에 반하고..

결국에는 내 안에 있는 넋까지 놓고 말았다.
 


 

오대산 북쪽에서 발원하여 명개거리와 광원리를 지나는 이곳을 왜 [미산동천]라 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내린천이란 이름은, 그 물이 구비구비 흘러가는 홍천군 내면의 [내(內)]자와 인제군 기린면의 [린(麟)]자를

합쳐서 붙인 것이다. 내린천이란 구비구비 이름이 주는 울림과 내밀한 느낌에 비해.. 그 이름이 붙여진

내력은 참으로 멋대가리가 없는 이름이다.
 


 

오대산 깊은 골에서 발원한 내린천이 계방천과 자운천과 만나서

몸집을 불려 급한 여울이 돼서 흘러가는 곳이 바로 미산계곡 또는 [미산동천]이라 하는데.. ^^
 


 

말이 계곡이지, 미산계곡의 규모는 산자락의 틈사이로 졸졸 흘러가는 산중 계곡과는 차원이 다르다.

미산계곡은 웬만한 강폭에 버금갈 정도로 넓다. 미산계곡의 여울을 급하게 우당탕탕 흘러가는

내린천의 물소리는 청량하기 이를데 없다. 미산계곡은 내린천의 상류 쪽에 속한다.
 


 

급하게 흐르는 여울의 물과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만나는 이곳의 물길은 [근육질의 느낌]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연인들이 이곳으로 드라이브하면 사랑에 골인한다는 믿거나 말거나 유비통신도 있다. ㅋㅋ~
 




내린천 하류 쪽의 물색이 진한 녹청색의 유장한 맛이라면,

이곳 상류의 물색은 맑고 또 투명하되, 불끈불끈 힘이 느껴진다.
 


 

[비조불통(非鳥不通)] 가는 길.. 이름 그대로 [새가 아니면 가 닿을 수 없다]는 비밀스러운 곳..

맨몸으로는 도무지 건너 갈 엄두가 나지 않는 내린천 상류의 급한 여울 건너편의 개인산(開仁山·1341m)

산자락에 깊이 숨어있는 계곡의 이름이다. 시간관계상 이곳은 다음에 가 보기로 하고..



 

십여년 전만하더라도 강원도 오지로 첫 손에 꼽혔던 생둔(또는 살둔)마을의 가을 전경이다.
 


 

생둔을 지나 작은 고개를 넘으면 물회돌이 마을이 내려다 보이기에 인증샷으로..^^
 


 

다시 한번 내린천변의 가을풍광에 흠벅 빠져보고..
 


 

그리고 산 좋고 물 좋은 강원도의 가을 풍광에 감사하며

내 안에 남아있던 일상의 허잡스러운 모든것들 훌훌 털어버리고 아쉬움 없는 귀경길에 올랐다.
 
 
 
 
 
2011/10/24 - 휘뚜루 -

Amarantine / E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