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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산행기

파주 감악산(675m) 산행기(2010/02/15)

by 휘뚜루50 2019. 9. 6.

 
 
▒ 임진강 / 한선희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고
뭇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고향 남쪽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싣고 흐르느냐

내고향 남쪽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싣고 흐르느냐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고
뭇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고향 남쪽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싣고 흐르느냐

내고향 남쪽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싣고 흐르느냐
 
 
설년휴 마지막날 산행으로 경기도 서북부 휴전선 임진강 부근에 있는 파주 감악산으로
가면서 노래패 [우리나라] 단원 한선희씨가 부른 북한 노래인 [임진강]을 들었다.

[임진강]은 월북 시인 박세영의 글에 고종환이 곡으로 1957년경.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10돌 기념
음악회에서 발표가 됐고, 60년대 말 일본으로 흘러 들어가 그곳의 가수가 취입하면서 일본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이다. 그리고 2004년 어느 재일조선인 감독이 만든 영화 [박치기]로
이 노래가 비로서 우리들에게 알려진 노래다.
 

 
감악산(紺岳山 : 675m)은 경기도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 사이에 있는 높이 675m의 산이다.
감악산은 삼국시대부터 명산으로 알려져 왔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감박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고 [고려사]나 [동국여지승람]에는 감악으로 표기되어 있다.

또한 조선시대 도성을 중심으로 북악, 송악, 관악, 심악 등과 함께 경기 오악의 하나로 지정되어 있다.
신라시대부터 무속의 신산 중 하나로 [태조실록]에 의하면 조선시대 궁중에서 이 산에 춘추로
별기은을 지냈다고 한다. 산 중에는 폐사되어 없어진 감악사가 있었는데 삼국시대 이래로
군사적 요충지로 아래로 칠중성의 토성이 쌓여 있었다.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한반도의 지배권을 다투던 삼국간의 혈투장이었으며, 거란침입 때도 이곳에서
피를 흘리며 싸웠으며, 한국 전쟁 때도 고랑포 싸움의 주 전장이었다. 현재에도 감악선 주변과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다. 그리고 예부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쏟아져
나온다하여 감악(紺岳), 즉 감색 바위산이라 불렀다 한다.
 
감악산 들머리로 우리들은 설마교로 하였다. 감악산 등산로는 현재 서너곳 허용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기도가 높은 코스가 설마교(일명:범륜사입구)이다. 그 이유는 교통접근이
가장 쉽고 원점산행을 하면서 감악산의 모든것을 즐감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우리들은 설연휴 기간에 백두대간의 대관령과 닭목재 구간의 고루포기산과 화란봉으로 심설산행을
하려했는데.. 설연휴 직전에 영동지방에 엄청 쏟아진 폭설로 현지 교통이 마비되는 바람에 경기도 파주
임진강변에 있는 감악산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모두들 몇번씩 다녀 간 산이라  심드렁해 하며
[운동삼아]를 연발하며 설마교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다.
 

 
설마교에서 동쪽으로 작은 소로를 따라서 5분 정도가면 매표소가 있고, 이곳에서 계곡을 버리고 좌측으로
심히 구부러진 고개길을 넘으면 범륜사가 있다. 범륜사는 신라시대에 의상대사가 처음 창건하여 운계사
(雲溪寺)라 했다고 하나 그 후 폐사가 되어 당시의 흔적은 찾을 수 없고, 예전엔 감악산에 감악사,
운계사, 범륜사, 운림사 등 4개의 사찰이 있었다고 하나 모두 사라졌으며, 1972년 운계사 터에
범륜사가 새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범륜사 운계폭포 바로 위에있는 높이 7미터의 [백옥 관음불상]이다. 1995년에 한중친선교류로 중국과
인연을 맺어 중국 하북성 아미산에서 7개월만에 완성되어 한국으로 수송하던중 천년만의 대홍수로
천진항에서 약 1개월간 지체한후 인천항에 도착, 이곳 범륜사에 모셔졌다. 이 불상은 백옥석으로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불상이라고 하는데.. 큼큼~
 

 
그리고 백옥관음상 앞마당에는 십이지간(신)상들이 도열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해보니
십이지간(신)상들의 배열이 뒤죽박죽으로 되어 있었다. 공사중도 아니고.. 설마 절집의 스님이
십이지간(신)의 배열 순서를 모를리는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일부러..? 마침 지나가는
스님을 붙잡고 물어보니 [모른다]해서 주지스님은..? 했더니.. 출타중이란다. 큼큼~
 

 
왜~?라는 의문부호를 달고 절집을 한바귀 돌아 보았다. 그리고보니 범륜사는 다른 절보다 조각품들이
많은 절이다. 그것도 사찰과 어울지 않는 조각품들이 산사의 의미를 손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으로 절집을 나와 산행길에 올랐다. 산사는 山寺다워야 하는데..
 

 
경기북부에 해당하는 이곳은 설연휴 직전에 쏟아진 폭설이였지만 그동안 산행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리고 날씨가 포근하였던 관계로 산행길은 편안하게 오를 수 있었다.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돌무기 너덜길을 30여분 올라서 만난 묵정밭(화전민이 살던 곳)이다.
그런데 어느 누구인가 산행객들이 심심할까봐서인지 강아지 한마리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이제부터 일반 등산로를 버리고 길 없는 산행을 시작하였다.
크고 작은 너덜지대를 통과하면 쭉쭉빵빵한 겨울나무들의 누드차림의 섹시함(?)을 볼 수 있을 것아서
있는 힘 없는 힘 모아서 올랐지만 바라던 누드차림의 섹시함은 커녕 제 멋재로의 소나무와 만났다.
 

 
욕심이 과했거나 아니면 마음속이 음큼해서 그랬을 것이라 모두들 이상한 위로을 하며.. ^(^
그런대로 전망이 열리는 곳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이곳이 악귀봉(605m)이라 하는데..왜~? 악귀봉이라 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없더라~! 글짜 풀이로
하면 몹쓸 귀신들이 사는 곳이라 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쪽으로는 등산객들이 별로 없는 편이다.
 

 
군발이 용어로는 [빵카]이고.. 좀 유식하게 말하면 [토치카]라는 것으로 군인들의 작전용 참호이다.
아마도 대한민국 남자들은 이 [토치카(tochka)]를 보면 기억 저편의 날들이 생각 날 것이다.
어느 사람은 힘들고 괴로웠던 날들이.. 어느 사람들은 아름다운 추억의 날들로..^(^
 

 
감악산(紺岳山)을 감악산(紺岳山) 답게 하는 병풍바위지대이다. 예전에는 전문 바위꾼들만이 다니던
코스였는데.. 몇년전부터 파주시에서 안전계단을 설치하여 이제는 누구든지 다닐 수 있도록 하였다.
 

 
병풍바위지대 중간에 있는 석창문이다. 생김새로 보고 최근에 붙인 이름이라 전설같은 것은 없다.
 

 
병풍바위에는 이런 절벽지대에 수령이 꽤 오래된 소나무들이 멋스러움을 연출해 줘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기기묘묘한 현상을 한 바위들도 산행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산 아래 보이는 저수지는 신암지이다.
 

 
병풍바위 장군봉에서 위엄을 자랑하고 있는 소나무이다.
 

 
이름하여 임꺽정봉(676.3m) 정상이다.
감악산 임꺽정봉은 일명 매봉재라고 하는데, 생긴 모양이 매와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 봉우리 밑에는 굴이 있으며 다섯 걸음을 들어가면 구덩이가 나오는데 컴컴하여 깊이와 넓이를
추축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일명 응암봉이라고도 하는데, 적성현지(1842년 1871년)에 모두
등장한다. 한편 응암봉 밑에 있는 굴에 대해서는 설인귀굴 또는 임꺽정굴이라고 부르는데,
일설에서는 고려 말 충신 남을진 선생이 은거한 남선굴이 바로 이 굴이라고도 전한하여 진다.
 

 
임꺽정봉에서 바라 본 우리들이 걸어 온 코스..^(^
 

 
임꺽정굴이냐..? 설인귀굴이냐..?
십여년전에 이 굴속에 한번 들어 가 보았다는데.. 사진 아래 협곡으로 받줄을 타고 5m 정도
내려가면 사람 한명이 겨우 들어 갈 구멍이 있고, 깊이는 10m 정도고 넓이는 대여섯평 정도 된다.
 
임꺽정이는 다 아실것이고..
설인귀(薛仁貴, 613~683)는 중국 강주 용문(지금의 山西省 河津)에서 태어났으며
중국 고대소설이나 경극의 주인공으로 나올 정도로 영웅으로 불려지고 있다는 인물로
당시에 귀화하여 적성에 살았다고 하는데.. 과연 누구의 굴일까..?
 

 
위의 사진 협곡으로 약 5m 아래에 굴이 있고.. 굴 아래는 100m 수직 절벽이다.
눈으로 덥혀 있어도 한번 내려 가 보려고 했는데.. 함께 산행한 벗들이 극구 말려서 참았다.. ^(^ 큼큼~
 

 
감악산(紺岳山 : 675m) 정상이다.
정상에는 파주군 향토유적 8호로 지정된 [비뜰대왕비]가 있다.
비뜰대왕비는 글자를 판독하기 힘들어 [설인귀비]설과 [진흥왕순수비]설이
함께 전해지고 있는데 아직 정확한 고증이 안된 상태이다.
내가 보기에는 [진흥왕순수비] 모양과 너무 흡사하다.
 

 
큼큼~ 오석으로 된 정상 표시석에 자화상을 찍고.. ^(^
 

 
감악산 정상에서 동북쪽으로 보면 어느 천주교에서 설치한 마리아상도 보인다.
그런데 마리아상이 임진강 북쪽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 북녘 동포들을 구원하기 위함인듯 한데..
 

 
날씨가 청명한 날은 활처럼 휘어져 흐르는 임진강 넘으로 개성의 송악산이 손에 잡힐듯이 보이는데..
 

 
감악산 정상 바로 아래 설치되어 있는 군시설물이다. 국토방위를 위하여서는 꼭 필요한 시설물이겠지만
자연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이런 곳에 꼭 이렇게 해야하는지 의문부호를 찍지 않을 수 없다.
 

 
하산길은 까치봉 능선으로 선택하였다. 감악산에서 서북방향을 전망하기에 좋은 곳에 최근 파주시에서
팔각정을 설치하였다. 이런 시설 역시 하는 것 보다 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자연보호가 아닐까..? 큼큼~
 

 
진정한 [자연보호]란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손상된 부분만 막아 주는게 최고의 방법일진데..
어쩌자고 인공 조성물을 설치하는지 모르겠다. 저런 것들을 설치하는 공무원들이 심히 의심스럽다.
 

 
약 5시간의 원점 산행을 마무리했다. 감악산은 서부전선 최전방의 산이라 어쩔 수 없이 각종 군시설물들이
어지럽게 상처를 내고 있었다. 우리 모두의 안보를 위한 어쩔수 없는 상처를.. 더 이상 상처내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통일이 되길 기원하며 감악산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산행을 마무리하고 인근에 있는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한 두지리로 가서 늣은 점심겸 저녁으로
뒷풀이를 했다. 약 10년전 이곳 두지리는 임진강에서 직접 잡은 민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서
일품의 맛을 자랑하여 유명한 곳이였는데.. 오늘 민물 매운탕을 먹어보니 자연산
물고기가 아니고 양식 물고기라서 맛이 별로였다.
 

 
그리고 두지리 나루터는 몇년전부터 파주시에서 [황포돛배]를 시연하는 장소로 하여서 봄, 여름,
가을철에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사라져가는 우리의 것들을 보존하는
이런 사업은 국가든 지방 자치제이든 많이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지금은
임진강이 얼어서 [황포돛배]가 보관소에 가고 없다. 텅빈 겨울 임진강변에
어디에서인가 노랫가락이 흘러 나온다.
 
마지막 석양빛을 기폭에 걸고 흘러가는 저 배는 어데로 가느냐
해풍아 바람아 불지를 마라 파도소리 구슬프면 이 마음도 구슬퍼...
 
 
 
 
 
2010/02/17 - 휘뚜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