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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옆지기와 함께 간 운길산 수종사와 "물의 정원"

by 휘뚜루50 2021. 8. 18.

▒ 너에게로 옆지기와 함께 간 운길산 수종사와 "물의 정원"

     - 2015/12/29 -

 

젊었을적에는 함께 고산도 자주 동행산행을 하였던 집사람이 약 20년전 산행중 발목을 크게 다처

여러번 수술울 했다. 일상적인 걷기에는 무리가 없었으나 산행은 그동안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집사람이 최근 가벼운 산행에 도전해 보고 싶어 하기에 일반적인 산길은 무리일듯하여

신작로 길로 되어 있는 운길산 수종사까지 가 보기로 했다.

 

늦은 시간에 집을 출발하여 지하철로 운길산역에 내리니까 점심때였다. 일요일이라 등산객들이

수십명 함께 내렸다. 물만 준비해 온 상태라 역전 주변에서 점심을 먹고 산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래서 역전앞에 있는 운길산 막국수집으로 들어갔다.

 

별 기대하지않고 들어 간 집에서 막국수와 칼국수를 하나씩 시켜 먹어 보았다. 두 가지 다 주인의

정성이 듬북 들어 간 맛있는 집이였다. 가격은 약간 높은편이였지만 정갈하고 구수한 국수의

참 맛을 느끼게 하는 음식이였으므로 강추한다.

 

사실 운길산역 주변은 장어구이 전문집이 수십곳이 성행하고 있는 곳이다. 아침부터 장어구이를

먹기에 뭐하여 선택한 막국수집이 였는데 의외로 맛집을 발견하게 되어 기분좋은 출발을 하게

되었다. 일단은 집사람의 발목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신작로길을 걸었다.

 

그런데 무슨 놈의 자동차들이 그리도 많이 오르고 내리며 흙먼지와 매연을 얼마나 내 뿜어대든지 

짜증스럽고 얄밉기까지 하였다. 처음에는 절에 오는 사람들인가 보다 했는데..나중에 자세히 보니

십중팔은 산에 온 사람들이였다. 거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산에 간다는 것은 힘들기 위함이

전제조건인데..힘들이지 않고 산에 간다~? 이런류의 사람들은 제발 산에 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不二門(불이문)이란 "본래 진리는 둘이 아님"을 뜻하는 것인데.. 왜 不자를 來로 오역하여 읽도록

써 놓았을까..? 혹시 來二門(내이문)의 뜻으로 쓴 것일까..? 그렇다면 "인생은 한번가면 두번다시

오지 않는다"라는 뜻인가..? 큼큼~

 

수종사(水鐘寺)라는 절의 명칭 유래는 이러하다. 세조가 신병치료차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올 때

밤이 되어 두물머리(양수리)에서 물위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운길산 어디선가 은은한 소리가

들려왔다. 다음 날 올라보니 천년고찰의 폐허 바위벽에는 18나한상이 줄지어 있고 그 바위틈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종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바위가 종이었던 셈이다. 이에 세조는 지금의

자리에 절을 복원하게 하고 절 이름을 수종사(水鐘寺)라 부르도록 했다고 전해진다.

 

수종사(水鐘寺)는 다산 정약용과도 인연이 깊다. 다산이 어릴 적 뛰어놀았던 곳이다. 그에게

운길산은 뒷동산이요 수종사는 안마당이나 다름 없었던 것이다. 전남 강진에 유배된 뒤 돌아와

지은 시에는 진한 그리움이 배어 있다.

 

"운길산의 수종사 옛날엔 우리 집 정원 /

마음만 내키면 훌쩍 가서 절문에 이르렀네 /

이제 보니 갑자기 높아 주군처럼 뾰족하니 /

하늘 높이 치솟아 묘연하여 붙들기 어렵네"라고 묘사하고 있다.

 

수종사의 무료 다실(茶室)인 삼정헌(三鼎軒)이다. ‘다반사(茶飯事)’라는 말이 있다. 차(茶)를 마시거나

밥을 먹는 일처럼 흔하고 예사스런 일을 뜻한다. 그런데 요즘 식사야 ‘밥 먹듯 한다’는 것처럼 일상적

이지만 차(茶)를 마시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오히려 차(茶)보다 술을 찾는 이가 더 많을 것이다.

 

이제 차(茶)의 경우 집이나 사무공간이 아니면 돈을 지불해야 마실 수 있다. 이런 환경과 달리 무료로

차(茶)를 마시는 곳이 하나 둘 늘고 있다. 도심이 아니라 산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오늘 찾아가는

수종사 삼정헌이 바로 무료로 차(茶)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다산은 여기서 여러 친구들과 눈부신 달 아래 술을 마시며 시를 읊었다. 특히 유배지 강진에서

인연을 맺은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가 다산을 찾으면 석양에 붉게 물든 두물머리의 강물을

바라보며 차(茶)를 마셨다. 그 장소가 바로 ‘삼정헌(三鼎軒)’이다.

 

삼정헌(三鼎軒)은 시와 선(禪), 차(茶)가 하나 되는 곳이라는 의미다. 근래들어 무료로 운영, 산사를 찾은

사람이면 누구나 다실에 들러 차(茶)를 마실 수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차(茶)와 다구가 구비돼 있다.

한적한 겨울에도 그곳에서 한가롭게 마시는 차의 향기와 멋은 일품이다. 또 담소를 나누며 발 아래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경치를 감상하다 보면 넋이 나갈 정도다.

 

삼정헌(三鼎軒)은 사회변혁의 방향타를 제시한 다산을 비롯해 당대의 묵객들이 당색과 신분을

따지지 않고 함께 모여 담론을 나누고 사회변혁의 꿈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대중교통이 좋지

않던 60년대말.. 그러니까 대학교 초년시절 넉넉하지 않는 호주머니 사정으로 가끔 여유롭게

하루 산행으로 다녀 가곤 했던 운길산 수종사였다.

 

그 때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을 거듭한 절집이다.

 

허나 절집 앞마당에서 바라다 보는 두물머리(양수리)의 풍경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줌으로 당겨보니 예전에 없던 신양수대교가 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신양수대교

옆에 족자도가 보인다. 족자도는 조선시대 겸재 정선의 그림에도 그려져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물이 만나 하나의 한강이 되어가는 곳에 서광의 빛이 빛나는 시간이다.

 

삼정헌(三鼎軒) 차집은 휴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분비고 있어서

차(茶) 한 잔 마시는 즐거움은 생략하기로 했다.

 

대신 새로 전망대를 만들어 놓은 산영각(山靈閣) 전망대로 올라가 보았다.

 

수종사와 두물머리 전경을 한장의 파나로마로 답아 보았다. 수종사 최고의 포토존이다.

 

삼정헌(三鼎軒) 차집 옆 마당의 기존 포토존보다 조금 더 전망이 시원한 새로운 포토존이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일상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 한번 다녀가면

분명히 뭔가 시원함을 느낄수 있는 곳이다.

 

시원한 산사의 약수 한 사발과 함께..^^

 

시차를 두고 구름처럼 밀려왔다 가는 산행객들..

 

수종사의 500년 된 은행나무.. 그 앞에 범종각을 이전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1982년 10월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보호수로 지정된 이 은행나무는 높이가 35m,

직경이 2m로 나이가 500년생이라고 한다.

 

은행나무앞 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한강변의 산들..

육안으로는 용문산 군부대 시설물들이 유명산 뒤로 선명하게 보였는데..

 

같은 장소에서 두물머리 방향으로 바라 본 전경..

 

산객들이 모두 떠나간 삼정헌(三鼎軒) 앞바당에서..

 

강물처럼 흘러가는 시간을 유추해 본다. 제일 먼저 떠 오르는 말이 한번뿐인 인생이라는 단어이다.

 

해탈문(解脫門)을 통과하여 하산을 하며 괴로움과 헛된 생각의 그물을 벗어나기를 소망해 보았다.

하산 할 때는 자동차길이 싫어 산길을 따라 걸었다. 다행히 집사람의 발목이 아직은 걸을 만

하다고 하였다.

 

그래서 내친김에 지근거리에 있는 "물의 정원"을 탐방해 보기로 하였다.

 

양수리철교 위쪽에 있는 "물의 정원".. 그동안 이 부근 도로를 지나며 뭐하는 곳인가 했었는데..

잘 가꾸어진 트레킹 코스였다.

 

"물의 정원"에서 바라 본 운길산과 수종사 전경이다.

 

"물의 정원"에 가장 상징적인 뱃나들이교 모습..

 

배나들교 입구에 있는 돚배 조각상..

 

잘은 모르겠으나 예술성이 뛰어나 보이는 뱃나들이교..

 

뱃나들이교을 건너면 강변과 호수의 아기자기한 풍경이 그림처럼 펼처 보여준다.

 

북한강 양수리철교 넘으로 정암산과 해협산이다. 약 20년전 겨울에 황사장, 권전무, 장정철씨,

김여사님, 한국은행 다니시던분(이00) 등등 사람들과 다녀 온 적이 있다.

 

사진 왼쪽의 짚이 덥혀있는 밭은 꽃양귀비를 심어 놓은 대단위의 "물의 정원" 꽃양귀비 농장이다.

야마도 5~6월에 꽃이 필 때는 장관일 것이다.

 

뱃나들이교 넘으로 예빈산(견우봉, 직녀봉)과 예봉산이 조망되고 있다.

 

"물의 정원 안쪽에서 바라 본 양수리철교 풍경이다.

 

북한강변 "물의 정원"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 본 뱃나들이교와 운길산 수종사의 전경이다.

 

이번에는 갈대숲 넘으로 바라 본 예봉산과 예빈산(견우봉, 직녀봉),

그리고 검단산이 흐릿하게 조망되고 있다.

 

스처지나가는 겨울바람에 갈대 우는 소리가 나직이 들린다.

 

그 갈대숲 넘으로 양수철교 위로 가끔씩 기차가 지나간다.

 

어느 빛이 하늘이고 어느 빛이 강물인지 분간 할 수 없는 북한강변 풍경(1)

 

어느 빛이 하늘이고 어느 빛이 강물인지 분간 할 수 없는 북한강변 풍경(2)

 

"물의 정원" 호수가에 핀 겨울 갈대숲..

 

기실 "물의 정원"에는 포토존이 따로 없다.

 

그냥 아무 곳에서나 찍으면 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영상을 선물 받을 수 있는 곳들이다.

 

운길산 수종사에서 멋들어진 두물머리 풍경을 감상하고, 그림같이 아름다운 "물의 정원"까지

구경하고 운길산 전철역에 도착하니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비록 삭막한 겨울이였지만

두 곳 다 결코 삭막한 풍경은 커녕 모두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곳들이였다. 서울이나 근교에

살면서 일상이 무료할 때 언제 어느 때든지 지하철을 타고 한번 다녀 가 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다행하게도 집사람은 발목에 큰 무리가 아직은 없는 것 같다고 한다. 다행이다.

 

☞ 이 자료도 인터넷에서 찾아서 다시 복원하다.(2021/08/18)

 

2015/12/29 - 휘뚜루 -

 

시간은 흐르고(김두수곡) / 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