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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산행기

먼산의 산갓(는쟁이냉이) 무허가 농장엘 다녀오다.

by 휘뚜루50 202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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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산의 산갓(는쟁이냉이) 무허가 농장엘 다녀오다.

    2022/03/15 - 화요일 -

 

해마다 이맘때면 찾아가는 산갓(는쟁이냉이) 무허가 농장..먼산 깊은 계곡에서 얼음장을 뚫고 자라는

산갓은 어느 정도 해빙이 되어야만 채취할 수 있다. 그러하기 때문에 먼산 무허가 산갓농장이 어느

정도 해빙이 되기를 확수고대하다 3월 15일(화요일) 출타를 하였다.

 

대중교통으로 먼산엘 다녀오려면 항상 집에서 첫 지하철를 이용해야 한다. 동서울터미널에서 06시 40분

출발하는 홍천행을 타고 가면 07시 50분에 홍천에 도착하고, 곧 바로 00으로 가는 08시 버스를 타고

가면 내가 내리는 00마을에 약 09시쯤 도착하게 된다.

 

이곳 000마을과 인연을 맺은지는 그럭저럭 삼십년 된 것 같다. 처음에는 산더덕산행으로 왔고,

그 다음에는 곰취채취하로 왔었다. 그리고 산갓채취하로는 매년 년례행사로 내리 15년 연속 찾아왔다.

오늘도 산갓채취의 타이밍이 맞아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산갓이 자라는 무허가 농장으로 갔다.

 

000마을을 가로 질러 먼산 산갓 무허가 농장으로 가는 길..

 

000마을은 오래전부터 고냉지 채소 단지이다.

 

잠시 뒤돌아 바라본 계방산 전경..

 

버들강아지가 이토록 보드랍게 느껴지기는 처음이다.

버스정유소에서 무허가 산갓농장 들머리까지는 약 5km 정도이다.

 

몇일동안 비가 내리고 날씨가 포근하여 계곡 얼음이 녹아 계곡은 생각이상 물풍년이다.

햇살 좋은 양지쪽에 앉아 불실한 아침을 보충하고 곧 바로 산갓작업에 들어 갔다.

 

지난해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왔는데도 산갓의 성장은 채취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기상청 예보로는 올 해가 지난해보다 계절이 일주일 정도 늦게 간다더니.. 뻥이다.

 

산갓 개체수도 지난해보다 더 많이 자라고 있다. 산갓을 채취할 때 뿌리는 남겨두고 윗순만 짜르면

산갓은 다음해에 더 왕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러므로 채취할 때 조금만 신경을 쓰면 오래토록

두고두고 무허가 농장을 연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산갓 채취를 하면서 옛 사람들이 오래전에 정리해 두었던 산갓에 대한 문헌적 기록들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다. 문헌마다 조금씩 조리방법이 다른것은 식성의 차이점에서 인듯하다.

 

▒ 옛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산갓(는쟁이냉이) 물김치 담그는 방법 고찰(考察)..

산갓(는쟁이냉이)의 학명은 'Cardamine komarovii' 이다. 양귀비목(Papaverales) 십자화과(Cruciferae)
황새냉이속(Cardamine)으로 여러해살이풀이다. 톡 쏘는 맛이 갓을 닮아 산에서 나는 갓이라는 뜻의 
산갓으로 불리며, 늦가을에 발아되어 겨울을 나기도 하고 겨울이 끝날 무렵 얼음속에서도 자라나기
도 하는 것 같다.

 

해발이 높은 산의 습한 계곡 가장자리에 많이 보이며, 나올 때부터 꽃대를 품고 나오기 때문에 
날이 따뜻해지면 곧바로 꽃이 핀다. 꽃이 피면 산갓 특유의 맛이 약해지므로 꽃이 피기 전에 
채취하여 물김치나 장아찌를 담거나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거나 삼겹살과 같은 고기를 
먹을 때 쌈으로 즐겨도 좋다.

 

는쟁이냉이의 '는쟁이'는 명아주의 사투리로 명아주처럼 넓은 잎을 가졌고 냉이처럼 십자화과 
식물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추정을 한다. 는쟁이냉이라는 이름 이외에도 잎이 숟가락 같다고 
해서 ‘숟가락냉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민간에서는 심혈관계 질환 및 항암 치료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산갓김치는 산갓에 더운물을 부어 익혀 나박김치에 섞어 간장을 타서 먹는 전통 김치로서 맛이 
매콤하고 산뜻하여 이른 봄에 많이 담아 먹는다. 조선시대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조선무쌍신식
요리제법, 규합총서, 도문대작, 농정회요등에 산갓김치 요리법이 기록되어 있으며 산갓침채(山芥
沈菜), 산채침채(山菜沈菜)라고도 한다.

 

현종 11년(1670년) 경북 영양군 석보면 두들마을에서 살았던 安東張氏 장계향(張桂香1598~1680)
婦人이 저술한 최초의 우리말 요리서 ​'규곤시의방(閨壼是議方)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에서는 
산갓김치 담그는 법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산갓을 다듬고 찬물에 씻은 다음, 더운물에 씻어 작은 단지에 넣는다.
물을 데워서 붓고, 구들이 가장 뜨거워지면 (단지를) 옷가지로 싸서 (놓아) 익히고, 
덥지 않다면 솥에 중탕하여 익혀라. 
너무 덥혀져 산갓이 데워도 좋지 않고,
덜 데워서 익지 않아도 좋지 않다. 
찬물에만 씻고 더운물에 헹궈내지 않으면 맛이 쓰다.

 

문헌에 산갓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광해군3년(1611년) 허균이 쓴 '도문대작屠門大嚼'
이라고 할 수 있다. 도문대작에서는 산갓을 ‘산개저(山芥菹)’라고 하였으며 “산갓김치는 함경남도

와 회양・평강 등지에서 나는데 맵고 산뜻하다.”라고 적고 있다.

 

조선시대의 조리서 도문대작(屠門大嚼)과 규합총서(閨閤叢書)등을 보면 강원도와 경북, 경기 북부
지역에서 산갓김치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보이는데, 아마도 산갓김치가 그 지역에서 많이 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 영조 때 전국 각 군현에서 편찬한 읍지를 모아 엮은 여지도서(輿地圖書)
에는, 산갓김치를 강원도(회양, 평강) 충청도(단양)에서 임금님께 진상하였다고 한다.

 

​1930년대에 최한기(崔漢綺)가 농촌 생활 전반에 걸친 내용을 적은 농서(農書) '농정회요(農政會要)'
에 기록된 산갓김치 담그는 법(山芥菹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되어 있다.

 

1. 먼저 순무나 무를 날카로운 칼로 얇게 썰어 김치를 만든다. (민간에서는 나박김치라고 부른다.) 
1. 따뜻한 곳에 1~2일 두어 익기를 기다린다. 산갓은 깨끗하고 좋은 것을 고르고, 뿌리는 없앨 
필요없이 물로 깨끗이 씻어 항아리에 담는다.
1. 곧바로 솥의 뜨거운 물을 먼저 3~4차례 쏟아붓고 나서 바로 그 물을 갓과 함께 항아리에 넣는다. 
(물의 온도는 뭉그러지지 않을 정도로 한다.) (물은 적당량을 부어 담그면 된다.) 
1, 공기가 항아리 안에 많이 생기므로 항아리 입구를 두꺼운 종이로 여러 번 단단하게 싸매고 뚜껑
을 덮어둔다. 공기가 조금이라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한다. 
1. 따뜻한 온돌에 두고 옷이나 이불로 덮어둔다. 반 시간쯤 지난 뒤에 꺼내고, 따뜻하기를 기다렸다
가 먼저 만들어둔 무김치에 골고루 섞고 맛 좋은 달인 간장을 첨가하여 먹으면 매운맛이 조금 
줄어서 깔끔하고 시원하며 매우 맛있다. 
1. 만약 산갓 만을 장과 섞어 먹으면 너무 매워서 오히려 맛이 없게 된다. 
1. 매번 꺼낸 후에는 곧바로 항아리를 단단히 덮어두어 절대로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한다. 
바람이 들면 맛이 쓰게 된다. (먼저 순무김치를 담글 때에는 반드시 무순과 파의 흰 부분 등의 
재료를 넣어야 한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은 위관(韋觀) 이용기(李用基)가 1924년 지은 한국 
음식 책으로 여기에는 산겨자김치(山芥菹. 산갓김치) 담는 법을 아래와 같이 기록하고 있다.

 

1. 먼저 무와 순무를 잘고 얇게 썰고 무순, 파 밑동, 고추, 마늘을 넣고 버무려 더운 곳에 두어

하루 이틀 익기를 기다린다. 
1. 산갓 연한 것을 뿌리째 깨끗하게 씻어 항아리에 넣는다. 

솥에 뜨거운 물을 붓고 항아리를 솥에 중탕한다. 
1. 중탕할 때 물을 3~4 차례 붓되 겨자가 물러지지 않게 하고 산갓 중탕한 것을 

물 째 항아리에 넣는다. 
1. 물을 알맞게 붓고 항아리 주둥이를 여러 번 잘 봉하여 기운이 새 나가지 않게 하여 

더운 방에 두고 포대기나 이불로 덮어둔다. 
1. 한참 만에 꺼내어 전에 담갔던 나박김치에 넣고 맛 좋은 장을 쳐서 먹으면 

매운맛이 담백하고 깨끗해서 매우 좋다. 
1. 또 다른 법은 깨끗하고 좋은 산갓을 항아리에 담고 더운물을 붓되

물에 손을 데이지 않을 만한 온도로 맞춰 붓는다. 
1. 뚜껑을 잘 덮어 더운 방에 놓고 이불로 싸서 두었다가 잠깐 만에 꺼내면 

빛이 누렇게 되어 있을 것이다. 
1. 간장을 쳐서 먹는다. 무를 얇게 썰고 파 밑동을 썰어 함께 담그면 매운맛이 적고 먹기에도 좋다.
1. 산갓은 봄에 담그면 맛이 맵고도 좋다. 석왕사에서 흔히 난다. 
1. 산갓은 지리산에서 나는 것이 제일 좋고 갓을 물에 우려내면 물빛이 푸른빛이 된다. 
1. 산갓 한 가지만으로 김치를 담가 간장과 합하여 먹으면 맛이 너무 매워서 좋지 않다. 
1. 뚜껑을 꼭 덮어서 기운이 새어나가지 않게 해야 하며 기운이 빠져나가게 되면 맛이 써진다. 

 

영조 때 의관 유중림이 쓴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에 ‘산개저법山芥菹法’이 기술되어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좋은 산갓을 골라서 씻은 다음 항아리에 넣고 곧바로 솥에 있는 뜨거운 물을 서너 
차례 붓되 물의 온도는 산갓이 물러지지 않을 정도면 된다. 이렇게 데친 산갓을 미리 담가둔 나박
김치에 넣고 좋은 간장을 부어 익히면 매운맛이 조금 줄어들어서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난다.”고 
하였다. 

 

산갓김치를 담는 법은 약간씩 다른데, 담는 사람의 기호나 정성에 따라 맛도 조금씩 다르겠지만 
어떤 식으로 담아도 산갓 특유의 깔끔한 맛과 물김치의 시원한 맛이 조화를 이루어 이른 봄 
한 때의 알싸한 산갓김치를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상으로 산갓에 대한 고전 문헌의 정리는 된 것 같으니..이렇게도 담아보고 저렇게도 담아보아서

자신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방법은 각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두 시간 산갓작업을 했더니 내 몫의 산갓은 충분한것 같다.

 

계곡에 쓰러져 있는 고목나무에 운지버섯이 눈부시게 매달려 있다.

 

너도바람꽃이 이제 막 피어나고 있다.

 

처녀치마는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학명은 Heloniopsis koreana Fuse & al. 이다. 성성이
치마, 치마풀이라고도 불린다. 잎이 땅에 퍼져 있어 치마폭을 펼쳐 놓은 듯한 모습에서 치마풀
이라는 이름이 유래했지만, 처녀치마라는 이름은 일본이름을 잘못 번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에서 로제트를 이루며 나오는 잎은 길이 7~15㎝, 너비 1.5~4.0㎝의 피침형으로 끝은 뾰족
하며, 표면은 광택이 있다. 3월초에 꽃대가 30㎝까지 올라와 하순에 꽃대 윗부분에서 3~10개의 
보라색 꽃들이 고개를 숙이면서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수술 6개는 길어 꽃덮이조각[花被片] 
밖으로 나온다. 8월경에 익는 역3각뿔 모양의 열매는 삭과로 겉에 3개의 능선이 있다.

 

번식은 이른봄에 포기나누기를 하거나 여름에 씨로 번식한다. 이 풀은 겨울철에 마르지 않고 
땅에 깔려 겨울을 나고 봄에 바로 꽃대가 올라오는 점이 특징이다. 잎은 보이지 않고 꽃대만 
올라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흰처녀치마는 북한산, 소백산, 태백산 등지에서 자라며 꽃 
색깔이 흰색이다. 칠보처녀치마는 수원의 칠보산에 생육하고 6월경에 꽃이 핀다.

 

계곡 윗쪽은 아직 정중동의 겨울이다.

 

산갓도 아직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계곡 물소리가 청량한 곳에서 맛점을 하였다.

 

지인이 선물한 야전용 참치불고기 비빔밥이다. 물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어 좋긴 한데..

비빔밥의 밥은 나의 식성에는 맞지 않았다.

 

우짜거나 맛(?)있는 점심과 길표 한 잔의 여유까지 부렸다.

 

먼산의 봄은 역시 계곡 물소리에서 시작하고 있었다.

 

작은 능선을 넘어 다음계곡으로 이동하였다.

 

이곳도 아직은 정중동의 봄이 머물고 있었다.

 

이 계곡의 산갓채취는 최소한 열흘정도 후라야 할듯..

 

다시 옛 화전민 지대의 잡목지대를 지나..

 

임도길로 내려섰다.

 

임도길을 따라 한참 내려오면..

 

첫번째 민가를 지날 때 쯤이면..

 

농로 길섶에 냉이들이 조금씩 보이고 있었다.

 

채취하게에는 아직 어리고 적은량이라 그냥 지나졌다.

 

벌써 꽃피우기를 하고 있는 냉이꽃..

 

14시 40분쯤에 홍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홍천에서 16시 30분 버스로 서울로 출발했다.

오늘은 산갓 채취만 하고 이른 시간에 귀경하였다.

 

오늘 채취한 산갓의 량은 약 1,5kg이였다. 

 

일부는 산갓 간장장아찌로 담았고..

 

일부는 산갓 물김치로 담았고..

 

일부는 산갓나막김치로 담았다. 앞으로 일주일 후면 산갓 김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매콤알싸한 산갓의 특유함이 벌써 뇌리속을 유영하고 있다..^^ 큼큼~

 

2022/03/18 - 휘뚜루 -